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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ㆍ각 3시간>
◌ 변상일 九단 ● 커제 九단
<제12보> (149~159)=나쁘다가 좋아지면 괜한 걱정도 생기는 게 인지상정이다. 순간적으로 형세가 풀리자 안 해도 될 걱정이 변상일의 앞을 가렸다. 지난 보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흑이 149까지 손질해서 우중앙에 큰 집이 굳어졌다. 의외의 장면에서 바둑은 다시 역전, 백으로 잠시 왔던 주도권이 도로 흑으로 넘어갔다.
이제 마지막 승부처가 될 것 같은 곳은 좌상 일대의 백 모양이다. 152는 후일을 도모함일까. 형세를 보면 이렇게 얌전하게 둘 만큼 한가롭지 않다. 참고도 1로 최대한 넓힐 자리. 2~6의 패 맛과 A의 침입 등이 신경 쓰이지만 팻감이 부족하지 않은 백으로서는 이처럼 버텨야 했다. 모양을 키워야 변화와 변수가 많아지기 마련인데 실전은 스스로 정리하는 느낌. 안전하게 두다가 역전당한 것을 볼 때 형세 판단에 착오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155가 좋은 자리. 156은 흑 ‘가’로부터 패로 사는 여지를 없앤 수이다. 상황은 뒤바뀌어 157로 한 발 더 들어가며 커제가 손바람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