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 참석한 신현국 문경시장(왼쪽)과 장한섭 조직위 집행위원장.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
경북 문경시가 ‘소프트테니스의 고향’으로 한반도를 뛰어넘어 아시아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9월 문경 국제소프트테니스경기장에서 제9회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 때문입니다. 25일에는 대회 조직위원회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거사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문경시청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신현국 문경시장을 비롯해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장 겸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연세아이미스템의원 원장), 이정걸 문경시의회 의장, 장한섭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실무부회장), 김백수 협회 기획이사, 김태주 협회 사무처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정인선 회장은 “소프트테니스 국제 저변 확대와 경기력 향상,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아시아선수권을 문경에 유치하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문경은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인구 25만 명의 광산 도시로 이름을 날리며 호황을 누렸습니다. 오죽하면 ‘점촌(문경의 한 행정구역)에서는 지나가는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라는 말까지 있었을까요. 그만큼 풍족이 넘치는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이 늘면서 인구 유출이 심했고 현재 인구는 7만 명 남짓까지 줄었습니다.
<사진> 실내 코트로 전천후 경기가 가능한 문경 국제소프트테니스장. 문경시 제공
시의 위상이 축소되면서 관광과 함께 스포츠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소프트테니스는 문경이 침체기에 접어들던 1994년 시청팀을 처음 창단해 수많은 남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며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2007년부터는 1923년 단일 스포츠 대회로는 국내 최초로 시작돼 최고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 전국대회를 유치하기 시작해 올해 5월이면 103회째 대회를 개최합니다.
<사진> 지난해 102회 동아일보기 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진행된 아시아선수권 협약식에 참석한 신현국 시장과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문경시 제공.
문경에서 아시아소프트테니스연맹이 주최하는 아시아선수권이 열린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입니다. 9월 13일 문경 국제소프트테니스경기장에서 개막해 23일까지 치릅니다. 아시아소프트테니스연맹 회원국 약 25개 국가, 35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할 예정입니다. 남녀 개인 단식과 복식,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혼합복식 등 8개 종목에서 아시아 최강을 가립니다.
지난해 한국은 대만, 중국, 태국, 인도와 경합을 거쳐 유치를 확정한 뒤 문경을 개최 도시로 결정했습니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신현국 문경시장은 “이미 전국에서 소프트테니스 종목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문경에서 2008년 제6회 아시아 정구선수권대회에 이어 17년 만에 아시아 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신 시장은 또 “아시아 각국에서 참가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선수들과 관계자, 관람객이 안전하게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대회 준비를 철저히 해 대한민국의 위상과 글로벌 스포츠 도시 문경의 위상을 높이겠다”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아시아선수권은 문경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스포츠산업 전문가는 “선수와 관계자 등을 합해 1000 명 이상의 외지인이 문경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숙박업과 요식업 등에서 수십억 원의 직접 경제 효과가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세계 선수권을 치른 경기 안성시는 선수단 숙소와 경기장이 시 외곽에 위치해 소프트테니스 특수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합니다. 문경은 시내에서 참가 선수단이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2관왕에 올랐던 당시 NH농협은행 소속 김지은. 농협 제공
정인선 회장을 비롯한 대한 소프트테니스협회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에 중동 지역 국가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일 계획입니다. 정인선 회장은 “아직 소프트테니스가 보급되지 않은 중동 국가와 중앙아시아 지역에 널리 대회를 홍보할 예정이다. 현지에 대회 홍보단까지 파견하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장한섭 조직위 집행위원장도 “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참가하는 대회로 만들겠다. 특히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소프트테니스 관심 국가에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중동 국가로 소프트테니스 저변 확대를 꾀하는 배경은 절박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내년에 일본 나고야에서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차기 아시안게임은 중동 국가인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됩니다. 소프트테니스 불모지인 중동 지역을 코트로 끌어들여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문경(聞慶)이란 지명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문경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도 기쁜 뉴스가 쏟아질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풍성한 가을을 맞아 문경에서 펼쳐질 아시아 소프트테니스 대축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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