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검은연기 못봤다"…사고현장 불과 100∼200여m 반경 내 민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하늘 봐" "추락 뒤 화염 휩싸여 손 못써"
사라진 의성 산불 헬기 형체 (의성=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산불진화용 헬기가 추락해 당국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헬기 조종사는 사고 현장에서 사망 한 채 발견됐다. 2025.3.26 handbrother@yna.co.kr
(의성=연합뉴스) 손대성 황수빈 기자 = 경북 산불 현장에서 추락한 헬기가 민가를 향하던 중 야산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목격담이 나오고 있다.
교안리 주민 황성범(54)씨는 "헬기가 민가 방향으로 점점 낮게 날더니 갑자기 왼쪽에 있는 야산 쪽으로 방향을 틀고 추락했다"고 당시 상황을 기억했다.
황씨는 "비정상적인 날카로운 소리가 하늘에서 나길래 봤더니 헬기였다"며 "헬기가 추락한 후 불길에 휩싸이더니 터지는 소리가 네번정도 났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권우석(52)씨도 "헬기가 물주머니를 달고 있는 듯 보였다"며 "야산 쪽으로 방향을 바꾼 후에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그대로 추락했다"고 했다.
추락 직전 하늘을 날던 헬기에서 불길이나 연기 등이 보이지 않았다는 목격자도 있다.
헬기 추락을 최초로 경찰에 신고한 김영한(62)씨는 "하늘을 날던 헬기에서 검은 연기나 불길은 보이지 않았다"며 "조종사를 구하려고 뛰어갔는데 도착하니까 헬기가 화염에 휩싸여 손을 쓸 수 없었다"고 했다.
실제로 도로 바로 옆 산비탈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헬기가 희뿌연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헬기는 불에 타 시커멓게 변한 상태였다.
추락 여파로 일대에는 불이 붙은 듯 소방 당국은 산 곳곳에서 진화 작업을 벌였다.
당국은 사고 수습을 위해 천으로 헬기를 둘러싸 가렸다.
현장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말을 잇지 못하며 멍하니 헬기 잔해를 바라봤다.
현장 일대는 희뿌연 안개와 연기로 가득했다.
경찰은 10여분이 흐른 뒤 폴리스라인을 치며 현장을 통제했다.
사고가 난 곳을 중심으로부터 불과 100∼200여m 반경 내에는 민가가 들어서 있다.
인근 주민들은 헬기가 추락했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현장에서 한참을 있기도 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4분께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헬기를 몰던 기장은 추락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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