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26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AI 인 서울' 행사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조원우 MS 한국지사장이 26일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AI 인 서울' 행사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팽동현 기자
"한국에서 일어나는 인공지능(AI)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중요한 일이다. AI는 한국의 일상과 업무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은 26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MS AI 투어 인 서울' 컨퍼런스의 키노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챗GPT 등장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AI전환(AI)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여느 때처럼 나델라 CEO의 발표는 스케일링 법칙과 추론 기능 등 최근 AI 기술 흐름에 대해 다루는 것으로 시작했다. 트랜스포머 등장 이후 6개월마다, 근래 들어서는 3개월마다 전체적인 AI 컴퓨팅 역량이 발전하는 흐름을 짚으며 "이제 AI 성능은 비용당 산출 가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며, 이를 최적화하는 게 경쟁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AI기반의 사용자 환경·경험(UI·UX) 혁신, AI모델의 추론·계획 기능 및 메모리·콘텍스트 성능 발전이 '에이전틱 AI'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MS의 사명은 지구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조직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AI 플랫폼 기업"으로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코파일럿, 코파일럿&AI스택, 코파일럿 디바이스 등 세 가지 분야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코파일럿은 AI를 위한 UI"라며 "장차 코파일럿 등 AI가 운영체제(OS), 브라우저, 애플리케이션 모두에 도입·적용되며 그 자체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또한, AI 기반 협업을 위한 '코파일럿 페이지', 맞춤형 에이전트AI 개발·활용을 돕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소개하며 "AI에이전트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기반이 되는 MS 애저 클라우드와 데이터 플랫폼 등에 대한 소개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이날 행사에선 'M365 코파일럿'에 추론모델을 적용한 두 가지 AI에이전트도 최초로 공개했다. '리서처'는 오픈AI o3 추론모델과 코파일럿 조합 및 심층검색 기능 통합을 바탕으로 시장 조사나 전략 수립 등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준다. '애널리스트'는 연쇄추론 능력 기반으로 분산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 예측, 패턴 분석, 트렌드 파악 등 인사이트를 도출한다. 두 AI에이전트 모두 4월부터 '프런티어' 프로그램을 통해 순차적 제공 예정이다.
한편 나델라 CEO는 한국기업들의 AI 도입·활용에도 주목했다. 이날 오전 GS리테일과의 만남부터 갤럭시코퍼레이션, LG전자, 한화큐셀, 씨젠, 아모레퍼시픽의 MS AI 솔루션·서비스 도입·활용 사례에 대해 일일이 언급했다. 또한, 전략적 협력 관계인 KT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 전반에 다음 수준의 역량을 제공할 수 있도록 KT와 협력하게 돼 큰 영광이며, 앞으로 이 파트너십이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단에 오른 조원우 한국MS 대표는 "국내 MS 애저 클라우드 이용 고객 70%가 AI서비스를 쓰고 있고, MS 코파일럿은 지난 6개월 동안 매주 20%씩 사용자가 늘고 있다. 파트너들의 비즈니스 프로젝트도 94%가 AI 관련"이라며 "한국의 국제적 산업 경쟁력과 창의성은 AI 중심의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韓 AI 혁신 사례 봇물= 이날 행사에선 MS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한 AI 혁신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먼저 KT는 지난해 체결한 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AI·클라우드 혁신을 위한 협력 방향과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또한, M365 코파일럿 전사 도입과 CoE(Center of Excellence) 설립 사례를 발표, 사내 AI 기반 업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KT는 'MS 소버린티 클라우드' 기반의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개발 중이라고 전하며, 공공·금융 등 규제산업에서도 AI·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할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올해 한국어 및 한국 문화에 최적화된 대형언어모델(LLM) AI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며, 이를 KT 고객 서비스에 적용해 차세대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적인 AI 교육 이니셔티브 공동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과 일반인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하고,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누구나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AI·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플랫폼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노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정우진 KT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전무는 "KT와 MS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국내 AX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양사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의 AI 경쟁력을 가속화할 뿐만 아니라 공공·금융 등 규제 산업에서도 신뢰성과 확장성을 갖춘 AI 사용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한국 시장 전반의 AI 혁신을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Q9'을 소개, '애저 오픈AI 서비스' 기반 GPT 연동 및 음성합성 기술을 통해 스마트한 공감지능 대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 공간 플랫폼을 제시했다. 씨젠은 AI 기반 개발자동화시스템(SGDDS) 프로젝트를 통해 연구 속도를 대폭 개선한 사례를 발표했으며, 이를 통해 분자진단 업계의 연구 혁신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연구 방식의 기준을 정립했다.
정기현 LG전자 부사장은 "AI홈은 단순한 가전 제어를 넘어 사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맞춤형 생활을 제안하는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기반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Q9은 생활 패턴을 학습해 소통하는 '퓨론'에 MS AI 기술을 접목해 더욱 자연스럽게 소통한다. 가전뿐 아니라 고객 중심의 모든 요소와 유기적으로 연결해 '멀티 AI 홈 허브' 전략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밝혔다.
천종윤 씨젠 대표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분자진단시약 개발 자동화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씨젠이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기술공유사업의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며 "데이터 기반 정밀 진단과 AI 기술을 씨젠의 독보적인 신드로믹 정량 PCR 기술에 접목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GS리테일은 M365 코파일럿을 활용한 다양한 업무 효율성 향상 사례를 발표하며, 물류·유통 산업의 AI 혁신 가능성을 조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개인 맞춤형 피부 진단을 제안하는 애저 오픈AI 서비스 기반 대화형 'AI 뷰티 카운슬러(AIBC)'를 소개하며, AI를 통한 뷰티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예고했다.
정향선 GS리테일 DX COE부문장은 "향후 코파일럿 활용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을 촉진해 전사적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노치국 아모레퍼시픽 AI 솔루션 팀장은 "뷰티 시장에서 소비자의 취향과 스타일이 더욱 다양하고 세분화됨에 따라 AI 기반 솔루션이 고객경험 혁신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아모레퍼시픽은 MS 애저 오픈AI 서비스의 강력한 언어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AI 뷰티 솔루션 'AIBC'를 통해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케어, 헬스케어 등 다양한 뷰티 영역에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맞춤형 상담과 개인화된 뷰티 루틴을 제공하고, 고객의 뷰티 라이프 전반에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애저 오픈AI 서비스와 IoT를 활용해 태양광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혁신한 사례를 공개, 에너지 대전환 시대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AI 전략을 제시했다. 갤럭시 코퍼레이션은 애저 오픈AI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AI 솔루션 '소라(Sora)'를 선보이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기술과 콘텐츠의 융합으로 새로운 경험이 창출되는 미래를 현실로 구현했다.
김태홍 한화큐셀 전무(CPO)는 "세계는 지금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기에 서 있다"며 "기후 변화와 자원 고갈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AI 기반 에너지 관리 기술은 단순한 효율 향상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마련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S와의 협력을 통해 AI와 IoT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이를 통해 친환경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동시에 창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용호 갤럭시코퍼레이션 대표는 "AI는 지드래곤과 같은 아티스트의 창의성과 더해졌을 때, 전에 없던 획기적인 콘텐츠의 생산과 함께 인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AI 엔터테크 기업으로서 향후 MS와의 협력을 통해 AI와 엔터테크가 융합하는 미래 가능성을 제시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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