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26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네이버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챗GPT'는 많이 쓰지만, 네이버 AI 쓰는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습니다."
네이버 주주들이 회사의 미래 성장 전략,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냈다.
네이버는 26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주총에는 의장을 맡은 최수연 대표를 비롯해 이해진 창업자 등 주요 경영진 8명이 자리했다.
네이버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5개의 안건을 상정, 모두 원안대로 처리했다.
최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으며, 이 창업자는 7년 만에 사내이사로 돌아왔다. 노혁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주총 현장에서는 네이버의 AI 전략에 대한 불만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거세게 제기됐다. 한 주주는 "이 창업자가 사내이사로 복귀한 것도 AI에 힘을 싣기 위한 것으로 아는데, 정작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성장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픈AI의 챗GPT가 모든 관심을 끌고 있는데, 네이버 AI는 아무도 쓰지 않는다"며 "네이버가 올바른 미래 성장 동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네이버 주가는 주주들에게 고통만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뼈아픈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6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었다. /네이버
이사회에 AI 전문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주주는 김 교수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현재 이사회에는 회계·재무 분야 전문가들이 존재하는데 왜 또 회계 전문가를 뽑으려 하냐"며 "이사회에는 AI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재무제표 감사가 이사회의 핵심 역할 중 하나"라며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계 분야 인사를 선임했다. AI에 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전문가 그룹을 어떻게 강화할지도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와 회계'라는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며 "AI에 관심이 많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협력 전략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한 주주는 "AI는 빅테크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본다"며 "구체적으로 (협업)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냐"고 물었다.
최 대표는 "자체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고 있는데, 자사의 모델을 갖고 싶어 하는 니즈(needs)를 보인 기업, 공공기관, 국가가 있다"며 "어떻게 하면 잘 수출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자본력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가 필요하게 되는데, 지난주 엔비디아와 협력 방안을 발표한 것처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발표할 수 있는 시점에 시장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창업자도 주총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빅테크와) 협업할 것은 협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 등 여러 가지 협력 모델을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부진한 주가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한 주주는 최 대표에게 "네이버의 주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냐"며 "카카오는 오픈AI 협업과 자사주 소각 발표 등으로 주가가 올랐다. 그런데 네이버는 이 창업자 복귀 때를 제외하고는 주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시장이 반응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영업보고서에 다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개발까지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노력이 중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주가는 여전히 20만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20만7500원으로, 최 대표 취임 직후였던 30만원대와 비교해 크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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