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회장 빈소에 삼성 전현직 임원들 추모 발길 이어져 
"무슨 말을 하겠나" "눈물난다" "너무 가슴 아파" 비탄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홍효식 기자

"지난주에 식사도 했었는데…"

25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를 찾은 삼성전자 IM부문장을 지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고인과의 관계를 묻자 이 같이 답변했다.

고인의 갑작스러운 별세에 "믿기지 않고 할 말이 없다"고 말한 고동진 의원은 서둘러 빈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한 부회장의 빈소에는 전현직 삼성 임원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당초 조문은 오후 1시부터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찍부터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11시 58분쯤 임성택 한국총괄 부사장이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고 뒤이어 전경훈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 사장,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과거 의료기기사업부장은 이날 고인에 대해 "내가 의료기기사업부장일 때 나의 보스였다"며 "자꾸 말 시키면 눈물이 난다"고 애통함을 전했다.

지난해까지 DS부문장으로 한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끌던 경계현 고문도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라며 빈소로 향했다.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역시 "할 말이 없다. 황망하다"고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채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조문을 이어갔다.

이찬희(오른쪽)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를 방문한 뒤 관계자와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장은 조문을 마친 뒤 "정말 슬픈 일"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최시영 파운드리 전 사장,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 신종균 전 인재개발담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고문,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부회장), 이정배 상담역( 전 메모리사업부장, 김철기 VD 사업부 영상마케팅팀장, 최원준 MX 사업부 사장, 진교영 고문 등이 잇따라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최치훈 전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은 고인에 대해 "나한테 따뜻하게 해줬고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한 부회장 덕분에)내가 삼성전자에서 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내가 너무나도 좋아한 사람이고 존경하는 사람이었다"며 "삼성전자에 있을 때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삼성 전현직 임원 외에도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외부 인사들도 조문했다.

김창범 부회장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참담하다"며 "삼성전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의 큰 발전 과정에 있어서 분골쇄신하고 애쓰셨던 분인데 갑자기 가시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5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홍효식 기자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IT전자업계를 이끌고 있는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 조주완 사장도 오후 5시42분쯤 빈소를 찾았다. 조 사장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주주총회 직후 취재진을 만나 "한 부회장께서는 한국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주셨고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도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한 부회장께, 또 삼성전자 여러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한편 한 부회장은 지난 22일 휴식 중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병원 응급실에 이송돼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결국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내공지를 통해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부문장 및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오셨다"고 애도했다.

한 부회장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7일, 장지는 시안가족추모공원이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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