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대형 산불 안동시 길안면 이어 풍천면 확산세
의성 산불 진화율 62% 그쳐, 안동시 "주민 대피령"
강풍·고온 악조건 속 나흘째 사투 소방대원 피로감
(의성=뉴스1) 김영운 기자 = 경북 의성군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25일 오후 경북 의성군 옥산면 전흥리 일대에서 중앙119구조본부 특수차량이 산불을 끄고 있다. 2025.3.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의성=뉴스1) 김영운 기자
소방당국과 산림청이 경북 의성군 산불 진화를 위해 나흘째 장비와 인력을 쏟아부으면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고온·건조·강풍' 등 삼중 악조건에 불길이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장에 투입된 대원들도 나흘간 계속된 진화 작업에 피로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가장 피해가 큰 경북 의성 대형 산불은 인근 안동시까지 확산해 민가 피해가 우려된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소방청·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의성에서 시작해 안동으로 번진 산불영향구역은 1만4501ha(추정)까지 늘었다. 총 화선 245km 중 현재 93km에서 진화 작업 중이다. 진화율은 62% 수준이다.
시설 피해도 92개에서 101개소로 증가했다. 헬기 77대, 차량 530대, 인력 3708명이 투입돼 화마와 사투 중이지만 안동과 청송 등으로 산불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의성과 안동 산불 지역 인근 주민 2678명(의성 1552명, 안동 1126명) 대피 중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고속도로 서산영덕선 안동JC∼청송IC 양방향을 전면 차단했다. 한국철도공사도 이날 오후 3시부터 중앙선 안동역과 경주역 사이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의성에는 이날 고온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이어지면서 불씨가 바람을 타고 옮겨 붙는 '비화' 현상 탓에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다.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의 불씨는 전날 오후 4시쯤 강풍을 타고 북동쪽으로 20여㎞ 이상 떨어진 안동시 길안면까지 번졌고, 이날 풍천면까지 확산했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3시 31분 재난 문자를 보내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 중"이라며 어담 1리·2리, 금계리, 인금1리·2리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강풍과 동쪽을 향하는 풍향이 지속될 경우 이날 밤이나 26일 새벽에는 불길이 청송 지역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오는 27일 대구와 경북내륙에 5~10mm의 비가 예보돼 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내릴 것으로 예상돼 불을 끄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온 건조한 기상여건 등으로 진화 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2일 산불 발생 이후 나흘째 현장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소방대원과 산불진화대원들도 피로감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은 순간적으로 힘을 자꾸 써야 하는데 계속해서 힘을 쓰면 체력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며 "산불 현장은 연기로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라 피로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의성 산불 진화에 초대형 진화 헬기 S-64를 추가로 투입하는 등 일몰 전까지 주불을 잡는 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국내 산불진화헬기 중 가장 큰 S-64는 한번에 8000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다. 산림청은 S-64를 7대를 보유하고 있다. 의성 산불 현장에는 5대가 투입됐다.
다른 중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들도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선 이날 오전 11시55분쯤 또 다른 산불이 발생했다. 진화율은 16%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경남 산청·하동의 진화율은 90%로 산불영향구역은 1572ha(추정)이며 총 화선은 55km다. 이중 5.5km를 진화(산청 2km·하동 3.5km) 중에 있고 49.5km는 진화가 완료(산청 37km·하동 12.5km)됐다.
울산 울주의 진화율은 92%이고 산불영향구역은 465ha(추정), 총 화선은 16km다. 이중 1km를 진화 중에 있고 15km는 진화됐다. 경남 김해는 이날 오전 9시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진화헬기 등 가용 가능한 공중 및 지상 진화자원을 총동원하여 산불 확산을 차단하면서 주불진화에 주력해 인명과 재산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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