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출석 "이 사안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
"韓은 민감국가 3등급…테러 초점 1·2등급과 차이"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미국 에너지부 민감국가 지정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박재하 손승환 정윤영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4일 미국이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이유인 '보안 문제'의 구체적 사례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감국가 지정'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미국은 구체적인 사례, 특정된 사례를 가지고 이번 사안을 설명하지 않았다"라며 '기술적인 함의'가 있는 '보안 문제' 때문에 민감국가 지정이 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언론에 보도된 에너지부(DOE) 산하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의 보안 유출 사고가 민감국가 지정의 핵심 이유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하나의 예시가 될 수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그 하나의 사건 때문에 생긴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단순히 보안상 실수 때문에 민감국가 지정이 이뤄졌다고 보는가'라고 묻자 "실수라든가 단순한 1~2개의 사건으로 생긴 문제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기술적인 '보안 문제'라고 해서 이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라고도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미국 에너지부 민감국가 지정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3.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편 조 장관은 이날 미국의 이번 민감국가 지정은 3개 등급 중 가장 최하위인 '기타 지정국가'임을 재확인하며 "한국이 포함된 기타 지정국가는 비확산이나 테러 방지에 초점을 맞춘 1, 2등급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미국 측 설명"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핵·비확산이 아니라면 국가안보 때문인데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취지로 묻자 "기술안보, 경제안보 개념인 것 같다"라며 "우리(한국이)가 (미국을)위협을 한다기보다 정책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묘사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30년이 지나 기밀 해제된 미국의 외교문서(1993년 작성)를 근거로 이번 민감국가 지정도 '핵 관련 이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1980년대에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다가, 90년대에 해제한 바 있다.
위 의원이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1993년 12월 6일 우리 정부는 '제1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미국 측에 비공식 문서를 보내 '민감국가' 지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튿날 미 정부는 답신에서 "민감국가 목록은 오로지 핵과 관련된 문제"라며 과학기술협정 등을 논의하는 과기공동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위 의원은 이번 민감국가 지정도 비슷한 이유일 수 있다며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핵 개발 가능성에 경계심을 갖던 차에 핵 관련 보안사고 등을 계기로 이렇게 결정하게 됐다고 해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90년대 있었던 민감국가 지정 사례는 핵·원자력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면서도 해당 문서에 미국이 '오로지 핵과 관련된 문제'라고 기술한 건 당시 해당 사안이 과기공동위 사안이 아닌 원자력 공동상설위 소관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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