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1일부터 경남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에서 발생한 전국 42곳의 산불로 23일까지 총 4명이 숨지고 축구장 1만900개 크기의 숲이 사라졌다. 건조한 대기와 강풍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진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국에 순간풍속 시속 55㎞ 안팎의 강풍이 불겠다. 산지는 순간풍속이 시속 70㎞ 내외를 기록할 정도로 바람이 더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다소 잦아들었던 바람이 다시 거세진 것이다. 24일 일본 남쪽 해상에 고기압, 한반도 북쪽에 저기압이 자리해 '남고북저' 기압계가 재차 형성된 가운데 오후 기압골까지 한 차례 한반도를 지나기 때문이다.
25일 오후부터는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산지를 중심으로 바람이 더욱 강하게 불겠다. 강풍으로 인한 간판, 비닐하우스 등 실외 설치 시설물 점검을 철저히 하는 등 사고에 유의해야한다.
대기는 계속 건조할 전망이다. 남고북저 기압계가 형성되면 한반도로 서풍이 분다. 서풍이 불면 백두대간 동쪽의 기온이 크게 오르고 대기가 건조해진다. 공기가 산을 타고 오를 때 차고 건조해졌다가 정상을 넘어 내려갈 때 다시 따뜻해지면서 산 아래 지역에 고온건조한 바람이 부는 '푄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현재 건조특보가 내려진 강원동해안·남부산지, 충북(영동·제천·단양), 전북동부(무주), 영남(부산과 남해안 제외), 제주는 매우 건조하겠으니 불이 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24일 오전 중 전남남해안과 경남서부남해안, 제주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강수량이 극히 적어 건조함을 해소하지 못한다. 수도권과 충남, 남해안을 제외한 호남권에도 빗방울이 떨어지겠으나 강수량이 기록되지 않을 수준이다.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27일이다. 26일 늦은 오후 제주부터 비가 시작해 27일 오후까지 대부분 지역에 내리고 충청·남부지방·제주에서는 27일 밤까지 이어지겠다.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3∼11℃ 높아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상황도 이어진다. 기온이 높으면 공기가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한도가 늘어나고 지표면 수분 증발량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24일 오전 8시 주요 도시 기온을 보면 서울 14.4℃, 인천 12.9℃, 대전 14.9℃, 광주 14.1℃, 대구 13.4℃, 울산 15.4℃, 부산 14.4℃로 이미 15℃ 안팎까지 올랐다. 낮 최고기온은 14∼24℃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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