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3일 개막 2연전서 연속 대승... 공수 완벽했던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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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1사 LG 송찬의가 솔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 연합뉴스 |
2025시즌 프로야구 우승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가 화끈한 '홈런쇼'로 개막 2연승을 자축했다.
LG는 3월 22~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 1차전 12-2, 2차전은 10-2로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뒀다.
이로서 LG는 삼성, SSG와 함께 개막 2연전을 싹쓸이하며 공동선두에 오르며 기분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2023시즌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왕조' 구축을 노렸던 LG는, 지난 2024시즌에는 3위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에 그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했다. 명예회복을 노린 LG는 올시즌 KIA-삼성과 함께 3강으로 거론되며 절치부심했다.
LG는 시범경기에서 홈런이 단 2개로 최소 1위에 그쳤지만, 정작 개막 시리즈에서는 불과 이틀만에 LG는 무려 7개(1차전 2개, 2차전 5개)의 홈런을 아치를 쏘아올리며 28안타 22득점을 몰아쳤다. 롯데 마운드는 원투펀치인 찰리 반즈(3이닝 8피안타 1홈런 7실점)와 박세웅(5이닝 8피안타 3홈런 4실점)을 모두 투입하고도 LG 타선의 물 오른 화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투수친화적 구장'에서 만들어낸 기록
KBO리그에서 가장 '투수친화적인 구장'의 대명사인 잠실에서 만들어낸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같은 개막시리즈 2연전 동안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이 기록한 6개보다도 하나가 더 많았다. 잠실과 정반대로 라이온즈파크는 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꼽힌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는 전통적으로 홈런이 강점으로 꼽혔던 팀은 아니다.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23시즌에도 팀홈런은 겨우 93개로 10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렀다. 2024시즌에는 리그의 전반적인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도 115개로 9위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LG 타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높은 출루율(.366, 2위)에 비해 떨어지는 장타율(.414, 8위)과 부실한 주루 운영 능력에 있었다. 당시 LG는 리그에서 도루실패와 주루사가 모두 가장 많은 팀이었다.
올해는 출발이 좋다. 지난 시즌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LG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4번타자 문보경은, 22일 개막전에서 1회 1사 1루에서 타구를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 KBO리그 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23일 2차전에서도 0-0으로 맞선 1회 2사 1루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의 5구째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선제 결승 2점 홈런을 작렬했다. 문보경은 지난 시즌도 22개의 홈런 중 절반이 넘는 12개를 4번 자리에서 기록한 바 있다
이밖에도 오지환(1차전 8회), 박동원(2차전 2회) 오스틴(5회), 송찬의(6회), 문정빈(8회)이 담장을 넘겼다. 송찬의는 2022년 10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정규리그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대타로 출장한 문정빈은 2차전 8회에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하며 더욱 의미가 깊었다. 베테랑에서 유망주까지 나오는 선수마다 고르게 활약해준 모습은 LG의 탄탄한 '신구조화'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화끈한 장타 못지않게 마운드와 수비, 주루 등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LG의 1·2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와 손주영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LG의 새로운 우완 외국인 투수 치리노스는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 3사사구 8삼진으로 개막전 승리 투수가 됐다. 임찬규를 제치고 2선발을 꿰찬 손주영은 23일 2차전에서 7이닝을 1피안타 2볼넷, 삼진 5개로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또한 LG 야수들은 연이은 호수비로 롯데의 안타성 타구를 번번이 무력화시켰다. 홈런을 때려낸 3루수 문보경과 1루수 오스틴이 수비에서도 집중력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2024시즌 팀 최소실책 3위(102개)였던 LG는 개막 2연전 동안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으며 견고한 수비를 과시했다. 도루 역시 박해민, 신민재, 오지환이 하나씩 벌써 3개나 성공했다.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완벽한 모습을 보인 LG가 왜 우승후보인지 확실히 보여준 개막 시리즈였다.
염경엽 감독 "문보경·손주영, 앞으로 LG 이끌어 갈 선수들"
염경엽 LG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보여준 기대 이상의 경기력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 시즌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7회까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해줬다. 2회에 잠시 와인드업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투수코치까지 빠르게 잡아둔 덕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시즌 첫 승을 축하해주고 싶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타선에서는 문보경과 박동원의 홈런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공수주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줬다"면서 "문보경과 손주영은 앞으로 LG를 이끌어나갈 선수들이고 올시즌을 통해 한 단계 또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염 감독은 "어제에 이어 오늘까지 이틀 연속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승리로 보답할수 있었다"고 했다.
프로야구는 2025시즌 개막 2연전 동안 전국 5개 구장에서 10경기가 열렸고, 역대 최초로 전 경기 매진을 기록하며 벌써 총 21만 9900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종전 기록은 2019년의 21만4324명이었다. LG 역시 이틀 간 약 4만 7천여 명(경기당 2만 3750명)의 만원 관중을 동원하며 다시 돌아온 '야구의 봄'을 이끌고 있다.
LG는 25일부터 잠실에서 한화 이글스를 불러들여 3연전에 돌입한다. 첫 출발부터 우승후보의 면모를 확실히 증명한 LG가 팬들의 폭발적인 흥행 열기까지 등에 업고 '봄바람 야구'를 이어갈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