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결과 나올 때까지 수감 결정
튀르키예 전역서 항의 시위 확산
[이스탄불=AP/뉴시스]튀르키예 경찰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후추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튀르키예 법원이 23일(현지 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적인 이스탄불 시장의 구금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지 법원은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재판 진행 기간 동안 구금하라고 명령했다.
검찰에 따르면 법원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범죄조직운영, 뇌물수수, 강요, 개인데이터불법기록·입찰 조작 혐의를 근거로 수감 결정했다.
테러 관련 혐의는 기각됐지만 이 혐의에 대한 기소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작년 지방선거 때 친쿠르드 단체와 정치적으로 협력해 테러 활동을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결정 이후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스탄불 서쪽에 위치한 실리브리 교도소로 이송됐다.
이후 튀르키예 내무부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직무를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이마모을루 시장과 함께 구청장 2명과 보좌관 등 47명이 추가로 수감됐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야당 대권 주자 지명을 앞두고 지난주 자택 압수수색을 받은 뒤 체포됐다.
그의 구금은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거리 시위를 촉발했다.
이날 내무장관 알리 예를리카야는 전날 밤 시위에서 323명이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일부 지역에선 충돌 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스탄불·앙카라·이즈미르에서 물대포·최루탄·페퍼스프레이·플라스틱탄환을 사용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돌·폭죽·기타 투사체를 경찰에게 던졌다고 한다.
이마모을루 시장의 수감은 2028년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현 정권의 정치적 공격으로 사실상 간주되고 있다.
2019년 이스탄불 시장이 된 그는 지난해 3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후보를 크게 이기며 차기 대선 후보로 발돋움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 민주주의의 검은 얼룩에 맞서 뭉쳐야 한다"면서 "나는 당당히 서 있다. 절대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속한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대표 외즈귀르 외젤은 "이마모을루의 수감은 이탈리아 마피아 수법을 연상케 한다"면서 "그는 감옥에 갇힌 동시에 대권으로 가는 길에 있다"고 말했다.
외부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번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마모을루 시장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독일 정부는 "이마모을루의 구금은 터키 민주주의에 심각한 타격"이라며 "정치적 경쟁은 법정과 감옥이 아니라 선거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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