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우승한 뒤, 2위 해미시 커의 목에 올라타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7위를 한 뒤 그는 눈물을 흘렸다. 허탈함, 아쉬움, 미안함 등 만감이 교차해서다. 그 마음을 자양분 삼아 2028 로스앤젤레(LA)올림픽(이하 엘에이올림픽)을 향해 그가 다시 뛴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다.
2025년부터 기운이 좋다. 우상혁은 21일 중국 난징서 열린 2025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금메달(2m31)을 목에 걸었다. 파리올림픽 챔피언 해미시 커(28·뉴질랜드)를 꺾고 남자 높이뛰기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우상혁은 지난 2월9일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에서 우승(2m31)했고, 같은 달 19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대회에서도 정상(2m28)에 올랐다. 올해 치른 세차례 세계대회를 모두 제패하면서 엘에이올림픽을 향해 차근차근 도약하고 있다.
우상혁은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리올림픽 결과가 아쉬웠지만 오히려 큰 동기부여가 됐다. 열심히 준비하면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도 될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스스로 “반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몸과 마음을 쉼없이 단련했다. 지난해 11월부터 타이, 체코 등을 돌면서 훈련에 집중했다. 초심으로 돌아갔다. 그때도 지금도 노력하지만, 파리올림픽을 준비할 때와 달라진 점은 심리적 압박을 내려놓은 것이다. 우상혁은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체중 조절을 위해 식이요법을 독하게 했다.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그러나 “이제는 다이어트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웨이트 운동으로 근육을 좀 더 키우려고 한다”고 했다. 김도균 용인시청 및 국가대표 감독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고, 심리학 박사인 정남균 코치가 올해 1월부터 용인시청에 합류한 것도 도움이 됐다. 우상혁은 “이제 1위가 아니더라도 후회 없이 재미있게 경기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실외 대회에서는 2m31보다 더 높은 높이에 도전할 계획이다. 우상혁은 5월 한국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과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실외세계선수권에 나선다. 그는 “도쿄올림픽이 열렸던 장소에서 치르는 세계선수권에서 행복한 점프를 하고 싶다”며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할 수는 없지만,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실내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커의 어깨를 타고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그는 “목말을 타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커의 어깨 위에서 짜릿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 세리머니를 2028 엘에이올림픽에서 재연할 수 있을까? 스마일 점퍼의 출발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