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넷마블 지휘봉 내려놔…넷마블네오 대표직 유지
경영전략위원회 참여…자회사 개발 역량 강화 역할
넷마블네오 IPO 추진 열려 있어…'왕좌의 게임' 성패에 달려
[부산=뉴시스]오동현 기자 = 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기쁨을 표현했다. odong85@newsis.com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넷마블의 권영식 리더십이 새롭게 발동한다. 11년 만에 넷마블 지휘봉은 내려놓지만, 경영전략위원으로서 산하 개발 스튜디오들의 신작 흥행 전략을 이끄는 동시에 대표직을 맡고 있는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IPO)까지 성사시킬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넷마블은 지난 7일 열린 이사회에서 권영식 각자 대표가 사임하고, 김병규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자회사 넷마블네오의 대표직은 유지한다. 또 올해 초 신설된 넷마블 '경영전략위원회'에 주요 의사결정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권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심복' 중 한 사람이다. 2002년 넷마블 설립 초창기 시절부터 CJ그룹 편입(CJ 인터넷으로 사명 변경, CJ게임즈 설립) 등 여러 과도기를 거치며 20년 넘게 방 의장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2014년 12월 넷마블 대표에 취임하면서 넷마블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런 그가 넷마블 대표직에서 물러나 경영전략위원을 맡기로 한 것은 넷마블 산하 개발 스튜디오의 역량을 강화함과 동시에, 올해 출시 예정인 다수의 신작 흥행을 이끌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넷마블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해 대외 환경에 보다 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권영식 대표는 사업 외에 경영전략위원회에서 넷마블네오뿐만 아니라 산하 개발사의 개발 역량을 더 강화해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으론 최근 넷마블 주가 하향세와 맞물려 대표직을 유지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넷마블 주가는 지난 2020년 9월 20만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현재 4만원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권 대표가 넷마블네오의 IPO 준비에 보다 더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넷마블네오는 2012년 설립된 넷마블 자회사로 모바일 게임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다. 지난 2021년 IPO를 추진했다가, 당시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등 대외 요인으로 인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넷마블네오가 상장에 성공하면, 넷마블 국내 개발사 중 최초 사례가 된다.
【부산=뉴시스】오동현 기자 =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 현장을 방문한 넷마블의 권영식 대표(왼쪽)와 방준혁 의장(오른쪽) odong85@newsis.com
방준혁 의장은 지난 2016년 제 2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개발 자회사들의 상장에 대해 소신을 피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개발 자회사들의 상장은 최소 2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투자자들에게 건전한 기회를 줄 수 있다"며 "복수 이상의 지속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한 게임 배출과 이후 신작 개발 라인업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넷마블 자회사 중 이를 가장 잘 충족하는 곳이 넷마블네오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넷마블의 IPO 흥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만든 개발사다. 이후에도 '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 등 꾸준히 신작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했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하며 게임성을 인정받았고, 넷마블의 흑자 전환까지 이끌며 효자 게임으로 거듭났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하향 안정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에 넷마블네오는 장기 흥행작을 배출하고자 올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상반기에는 '킹 오브 파이터 AFK',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하반기에는 '더 레드: 피의 계승자',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스팀 버전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왕좌의 게임'이 넷마블네오의 최고 야심작으로 꼽힌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에미상,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한 HBO의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시즌4를 배경으로 개발 중인 액션 어드벤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왕좌의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넷마블네오의 상장 추진도 탄력 받을 전망이다.
다만 자회사 상장은 모회사인 넷마블 주가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넷마블의 자회사 중복 상장에 대한 부담과 함께 권영식 대표 등 넷마블 겸직 임원의 지분 보유에 따른 이해 상충 문제 등이 제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 상황이 되면 언제든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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