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인 부부가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이번엔 눈물의 이유가 달랐다. 형을 따라한 것이 자폐가 될까 봐 무서웠다는 둘째의 말 한마디가 부모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

21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재출연한 이상인 부부의 모습이 그려졌다. 서울 이사를 결심하며 밝아진 얼굴로 등장한 이들.

이상인 부부가 또 한 번 눈물을 삼켰다. 이번엔 눈물의 이유가 달랐다. 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캡처

형을 따라한 것이 자폐가 될까 봐 무서웠다는 둘째의 말 한마디가 부모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캡처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는 아빠, 외진 마을에서 세 아이를 감당해야 했던 엄마. 이상인 부부의 현실은 그 자체로 고된 육아의 전쟁이었다.사진=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캡처

첫째의 자폐 스펙트럼을 인정하고 변화의 시동을 건 듯 보였지만, 진짜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둘째는 첫째를 괴롭히는 듯한 행동을 반복했다. 자전거로 일부러 들이받고, 장난처럼 보이지 않는 물리적 충돌을 거듭했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약자에 대한 대응 방식이 인간됨을 좌우한다”며 둘째의 수동적 공격성을 지적했다. 형을 자신보다 약자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무시하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유치원에서 벌어졌다. 친구들 무리에 낄 수 없던 둘째는 형처럼 혼잣말을 반복했다. 이를 본 아빠는 “형을 따라 하는 것 같다”며 놀랐고, 둘째의 미러링 행동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의 사랑이 온전히 형에게 쏠렸던 지난 시간, 둘째는 어쩌면 그 사랑을 받기 위한 모방을 해온 건 아닐까.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단호했다. “단순한 모방으론 자폐가 되지 않는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며, 둘째가 형을 따라 하는 건 환경에 대한 반응일 뿐, 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둘째의 속마음은 복잡했다. “엄마, 아빠는 안 놀아주고 형이랑은 말이 안 통해서 외로워요”라며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낸 둘째. 이어 “엄마가 한숨 쉴 때 힘들어 보여요. 아빠가 매일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한마디로 시청자의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자신을 밀친 형에게 머리끄덩이를 잡았던 행동이 있은 뒤, “나 싫어?”라고 조심스레 묻는 둘째의 표정은 사랑받고 싶은 아이의 간절한 신호였다.

전문가의 말처럼, 둘째는 감정의 ‘이지화’—즉, 논리로만 설명받고 공감받지 못한 채 자라온 시간 속에서 감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상황은 이렇게 된 거야”라는 말만 되풀이했던 부모. 그러나 그 아이는 설명이 아닌 ‘공감’을 원하고 있었다.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가는 아빠, 외진 마을에서 세 아이를 감당해야 했던 엄마. 이상인 부부의 현실은 그 자체로 고된 육아의 전쟁이었다. 스튜디오에 앉은 홍현희와 신애라도 “이걸 어떻게 매주했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 모든 순간에도 삼남매는 자라고 있다. 사랑을 갈구하고, 관심을 기다리며. 이번 회차는 단순한 눈물방송을 넘어, 육아의 깊은 그림자와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는 ‘둘째의 심리’를 정면으로 들여다본 회차였다.

이상인 부부의 진짜 육아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이 둘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우리도 함께 바라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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