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탄소기반 e-CCU 기술개발 추진
“2050년 年 2500만톤 탄소포집”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CCU 반응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세계기상기구(WMO)는 20일 “2024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라며 “최근 10년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10년”이라고 발표했다. 산업화 이전의 시기와 비교하여 기후 위기 대응의 마지노선이라고 부르는 상징적 수치인 ‘1.5도’를 이미 넘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활용하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이 국가 생존의 열쇠로 떠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탄소중립에 CCU가 약 15%만큼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NDC 목표를 제시했고, 2050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CCU 기술로 연간 25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국내 CCU 연구를 오랫동안 선도해 온 대표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특히 촉매 개발·공정 설계·실증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확보하며 국내외 산업체와 협력하여 기술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21일 화학연에 따르면 화학연에서 CCU 분야 연구를 책임지고 있는 황영규 박사는 “이산화탄소를 ‘줄여야만 하는 오염물질’이 아니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 CCU 기술의 가장 큰 패러다임 변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학연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메탄올이나 폴리카보네이트 같은 화학원료를 만들거나, 정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포집해 합성연료로 전환하는 기술 등을 연구해 왔고 이렇게 장기간 축적한 R&D 역량 덕분에 본격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상용화를 목전에 둔 기술도 있다. 화학연은 약 1만시간 이상 사용 가능한 촉매를 개발하여 합성가스 제조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은 부흥산업사에 이전되어 연간 5000톤 이상급 실증 상용화 연구가 이미 진행 중이다. 또 가까운 시일 내 초산, 메탄올, 디메틸카보네이트 등 CCU 기반 제품 생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제품 생산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존 화석연료 기반 화학공정을 대체하여 저탄소 산업 전환을 앞당기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사우디아라바이 등의 석유화학 저가 제품 물량 공세로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국제 경쟁력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화학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탄소중립 기술과 무탄소 에너지 기반의 e-CCU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황 박사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국가 신성장동력까지 마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e-CCU 기술”이라면서 “글로벌 탑 수준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반드시 상용화를 위해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그러나 이는 동시에 산업구조를 친환경·저탄소 중심으로 혁신할 기회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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