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티 코번트리가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커스티 코번트리(41·짐바브웨)가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새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신임 위원장으로 6월에 부임할 코번트리의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년간 ‘세계 스포츠계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다.
코번트리는 1차 투표에서 전체 97표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과반인 49표를 정확하게 얻었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주니어(65·스페인) IOC 부위원장의 28표, 서배스천 코(68·영국) 세계육상연맹 회장의 8표를 큰 표 차이 따돌렸다.
코번트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와 2008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 금메달을 딴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올림픽 메달만 7개(금 2, 은 4, 동 1)를 따냈다. 2012 런던 올림픽 기간에 IOC 선수 위원으로 당선돼 체육 행정가로 투신한 뒤 2023년에는 IOC 집행위원에 올랐다.
코번트리는 유일한 여성 후보로 짐바브웨 체육부 장관과 IOC 선수 위원을 거쳤고, 성별의 벽을 넘어 역사를 썼다. 앞서 9명의 위원장은 모두 남성이었다. 코번트리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으로는 최초로 위원장에 올랐다.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커스티 코번트리의 이름을 들어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대한민국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코번트리 위원장 당선인이 주도하는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된다.
이번 IOC 위원장 선거는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 때 토마스 바흐(독일) 현 위원장이 뽑힌 뒤 12년 만에 열렸다. 이번 선거는 총 7명의 후보가 출마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바흐 위원장이 막후에서 지원했다고 알려진 코번트리 당선인은 역대 최다 후보 난립으로 쉽게 당선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차에 과반(49표)을 득표했다.
코번트리 당선인은 수락 연설에서 “여러분 모두가 내린 결정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 이제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