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실시간 전투 + 무거운 스토리 + 줄어든 연금술 + 대폭 늘어난 편의성
코에이 테크모 '아틀리에' 시리즈는 올해로 출시 28주년을 맞이한 장수 IP다. 연금술 중심의 RPG로 독자적 입지를 쌓아왔다. 역사가 긴 시리즈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전작으로부터 약 2년 만에 시리즈 26번째 타이틀인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이하 유미아의 아틀리에)'이 출시를 앞뒀다. 이번 작품은 전례 없는 변화를 꾀한 타이틀이다.
'몬스터 헌터 와일즈'가 자동 이동과 AI 헌터를 도입하고, 집중 모드를 지원한 수준과 맞먹는 파격적인 변화다. 게다가 보조 역할에 그쳤던 전투가 메인으로 승격돼 게임의 핵심 콘텐츠가 됐다.
상당히 실험적인 타이틀이다. 유미아의 아틀리에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출시될 아틀리에 시리즈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전망이다. 이전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했으니 그 여파는 상당하기 마련이다.
■ 완전 실시간 전투로 변신한 아틀리에
- 턴제 전투에서 완전 실시간 전투로 바뀌었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전작과는 사뭇 다르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연금술' 자체가 금단의 기술로 배척 당하는 데다가 스토리도 제법 어둡게 흘러간다. 무엇보다 전투가 완전 실시간 액션으로 바뀌었다.
아틀리에 시리즈의 메인 재료는 연금술이다. 전투는 부재료에 그쳤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전투 콘텐츠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아틀리에 시리즈의 전통적인 전투 방식인 턴제도 과감히 바꿨다.
역동적인 실시간 액션을 선보인다. 실시간 전투인 만큼 방어와 회피 시스템도 추가됐다. 여러 액션 게임에서 경험해 봤을 시스템을 적용해 익숙하면서도 세련되게 변신했다. 그러면서도 뉴비친화적인 가이드라인도 명확하다.
- 회피, 방어, 그리고 브레이크까지 기존 액션 게임에서 봤던 여러 시스템들이 도입됐다
정확한 타이밍에 적의 공격을 피하면 피해를 완전히 무효할 수 있는 저스트 회피나 보다 적은 피해로 받아 낼 수 있는 방어 시스템은 액션 게임을 해본 이들에게 매우 익숙하다. 잘 모른다고 해도 시작 단계에서 튜토리얼로 이를 잘 알려준다.
익숙한 '브레이크' 시스템도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여타 게임과 동일한 사양이다. 적의 약점을 공격 방식, 혹은 속성으로 타격 시 브레이크 게이지가 축적된다. 게이지가 모두 찼을 때 적은 행동 불능에 빠지고 추가 피해를 입는다.
근거리와 원거리 무기를 오가는 무기 스왑 시스템은 유미아의 아틀리에 전투의 백미다. 상황에 맞춰 전투를 즐기는 게 핵심이다. 원, 근거리 무기에 따라 사용하는 기술, 그리고 기술의 속성이 달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싸우는 게 핵심이다.
몸만 쓰면 재미가 반감되기 마련인데, 적절하게 머리도 쓰게 만들었다. 각 기술마다 시전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무작정 콤보를 욱여넣는 억지가 아닌, 잔여량을 보며 적절히 위치를 잡고, 공격해야 한다.
■ 연금술 비중 줄었지만 구성은 더 탄탄
- 보물 상자 탐색부터
연금술의 역할은 전작보다 감소했지만 다른 콘텐츠 비중은 대폭 늘었다. 본래라면 초반 게임의 플레이가 연금술을 위주로 성장하는 방식이 대부분 전투로 대체됐다 보니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그 변화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개척 임무'를 중심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콘텐츠가 핵심이다. 그 안에는 메인 퀘스트 및 전투뿐만 아니라 연금술이나 채집, 하우징, 퍼즐, 오픈 필드 탐색 등이 다양하게 담겨있다.
임무를 진행하며 얻은 열쇠로 보물고를 열고, 희귀한 아이템을 얻으며 일반적으로는 갈 수 없던 폐건물이나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도 있다. 중간에 얻는 레어 아이템으로 더욱 강력한 장비를 만들어 준다면 다음 퀘스트를 밀기도 더 수월해진다.
- 퍼즐, 하우징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개척 임무를 중심으로 뻗어나간다
'연금술 RPG'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연금술을 이용한 퀘스트 비중이 적어졌지만, 이전에는 적은 비중, 혹은 없었던 콘텐츠가 더 많아졌다. 각 콘텐츠가 개척 임무를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더욱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는 살아남기 위한 변화다. '몬스터 헌터'도 편의성을 대폭 확대하는 시대다. 연금술이 본래 레벨을 높이고 스킬트리를 하나씩 개방하며 최상급 아이템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성취감이 매력적인 요소다.
연금술은 꽤 복잡한 시스템이고, 처음 접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상당히 낯설고 어렵게 다가온다. 더욱이 단순 소모품도 하나하나 제작해야 하는 귀찮음도 있으니 기존 빙식을 고수했다면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기 어렵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비중을 줄이면서도 붕대 같은 간단한 소모품은 필드에서 바로 만들 수 있는 약식 조합이나 자동 조합 등을 지원해 불편함을 덜어냈다. 몬헌이 자동 이동을 지원하는 것처럼 게임도 시대를 따라 바뀌기 마련이다.
- 약식 조합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 역대 가장 무겁고 어두운 스토리
- 연금술 RPG인데 연금술이 금기인 세계...
데모 빌드는 찍먹 단계인 만큼 게임 전체의 스토리를 평가할 순 없다. 다만,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명확한 차이가 있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제법 진지하면서도 철학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시리즈 최초로 연금술이 금기시되는 설정도 꽤 이색적이다. 과거 연금술이 한 나라의 멸망을 초래하는 재앙을 일으켰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어머니를 따라 연금술사가 된 주인공이 마녀 취급을 당한다.
주인공 유미아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단에 합류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배경 자체가 무수한 박해와 피로 얼룩진 만큼 가벼운 갈등을 위주로 다룬 전작과 달리 내용이 생각보다 무겁고 어둡다.
스토리텔링 구조도 사뭇 다르다.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메인 스토리를 중심으로 각각의 인물의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구조다. 이전 시리즈까지만 하더라도 인물의 개별 에피소드가 메인 스토리보다 비중 있게 다뤄졌으니 기존 유저 입장에서는 꽤 낯설다.
유미아의 아틀리에 스토리 키워드인 '기억', 그리고 기억을 매개로 한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후반에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는 모르나 기존 유저나 신규 유저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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