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컬링선수권대회] 대표팀 '5G', 캐나다·덴마크 차례로 꺾어... 2위 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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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덴마크전이 끝난 후 설예은 선수(왼쪽)가 김은지 스킵에게 장난스러운 뽀뽀를 보내고 있다. 김은지 스킵은 이날 치러진 두 경기에서 설예은 선수에게 유독 많은 스위핑 콜을 보냈다. |
ⓒ 박장식 |
여자 컬링 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캐나다의 '팀 레이첼 호먼'을 꺾고 세계선수권 2위 자리를 지켜냈다.
19일 경기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 여자컬링선수권대회 라운드 로빈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가 캐나다를 11대 7로 꺾었다. 중반 빅 엔드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경기도청은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난적으로 꼽히던 상대를 기어이 꺾어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전날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9대 6으로 아쉽게 석패하며 5연승에서 연승 행진을 마감했던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세계 최강 캐나다를 꺾으며 자신감을 얻은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는 다시 연승 가도 위에 올라섰다. 대표팀은 이어진 덴마크와의 경기에서도 7대 3으로 승리하며 7승 1패, 2위 자리를 지켰다.
아쉬운 1패... '새 승리' 발판 삼았다
지난 18일 스위스의 '팀 실바나 티린초니'를 상대로 아쉬운 석패를 거뒀던 대표팀이었다. 정확한 샷을 구사한 상대 포스 알리나 패츠에게 꺾이지 않고 막판까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던 대표팀은, 한 점 차 상황에서 투구한 마지막 샷이 아쉽게 실패하며 상대에게 스틸을 내주며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상 라운드 로빈 1위 자리를 놓친 아쉬운 상황. 그럼에도 "다음 날 아침 경기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던 선수들은 이어진 캐나다와의 경기도 의연하게 나섰다. 대회 기간 처음으로 치르는 오전 9시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불리한 조건이었다.
캐나다는 월드 컬링 투어 랭킹에서 그야말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레이첼 호먼을 필두로 트레이시 플루리·엠마 미스큐·사라 윌크스·레이첼 브라운이 나섰다. 하지만 캐나다 역시 스코틀랜드에게 패배하며 라운드 로빈 전승을 일찌감치 마감하는 등 의정부 적응이 덜 된 듯한 모습이었기에 승산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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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캐나다전에서 선수들이 스톤 상황을 보며 논의하고 있다. |
ⓒ 박장식 |
초반은 팽팽했다. 캐나다가 1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넘겨 후공권을 가져갔지만, 대한민국이 2엔드 스틸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며 초반 상대의 기세를 꺾었다. 김은지가 하우스 안 상대 스톤 앞에 정확하게 멈추는 샷을 구사하며 상대로부터 한 점을 뺏어낸 것. 허를 찌른 대한민국은 전반을 3대 3으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된 6엔드, 대한민국이 캐나다를 상대로 빅 엔드를 얻어냈다. 사이드 가드를 세우며 공격적으로 엔드에 나선 대한민국은 어느새 하우스 중앙 장악에도 성공하며 빅 엔드의 초석을 만들었다. 그렇게 석 점을 따낸 대한민국은 상대와의 점수 차이를 크게 벌리는 데 성공했다.
8엔드 두 점을 더 따내는 데 성공한 대한민국이었지만, 캐나다의 추격도 매서웠다. 9엔드 석 점을 따라 붙으며 한 점 차로 마지막 엔드에 돌입한 것. 하지만 대한민국은 스틸을 노리는 캐나다의 추격을 뿌리치며 11대 7로 완승을 거뒀다.
바로 이어진 덴마크전. 덴마크의 베테랑 '팀 마델라이네 듀폰트'와 맞붙은 대한민국은 초반 헤메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세 번째 엔드까지 아슬아슬한 블랭크 엔드로 후공권을 이어갔던 대한민국은 4엔드 상대에게 스틸을 내줄 뻔한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다행히도 김은지의 드로우가 버튼 위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는 데 성공하며 한 점을 따낸 대한민국. 위기를 벗어난 경기도청 '5G'는 원래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5엔드 스틸을 따내며 전반을 2대 0으로 마친 데 이어, 9엔드에는 넉 점의 빅 엔드까지 만들며 상대를 압도했다.
그렇게 선수들은 10엔드 돌입 전 덴마크로부터 악수를 받아내며 오랜만에 '조기 퇴근'을 달성했다. 최종 스코어는 7대 3. 여자 컬링 대표팀은 오전과 점심시간 연달아 경기를 치른 악조건, 세계 1위 강팀을 만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연승을 이어가며 분위기를 되찾았다.
"진 것 잊어버렸죠" "목 쉰 것,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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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캐나다전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캐나다 선수들에게 승리의 악수를 받아내고 있다. |
ⓒ 박장식 |
경기 후 만난 김민지는 "어제 스위스전은 잘 했는데도 졌는데, 아쉬운 기억을 버리고 잘 했던 느낌만 살리면 될 것 같았다"며 "특히 신동호 감독님도 스위스전 때 우리의 경기력이 좋았다고 말씀해주셔서, 진 것은 잊어버리고 잘했던 느낌만 이어간 덕분에 캐나다전에서 승리를 거뒀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레이첼 호먼이 제니퍼 존스(캐나다)와 함께 컬링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 우상이었다"라면서도 "이제는 나도 컬링을 한 지 오래 돼 설레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레이첼 호먼은 여전히 '포스'가 있더라"고 덧붙였다.
김은지는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걱정하긴 했지만, 끝까지 우리가 노력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며 "특히 4엔드 무엇인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서 스틸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동생들이 마지막 샷을 잘 봐준 덕분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큰 소리로 콜을 하곤 했던 김은지. 목이 많이 쉬어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그는 "항상 목이 잘 쉬는 편"이라며 "투어 대회 나가도 이렇게 목이 쉰다. 그래서 목이 쉬었다 하더라도 감기가 아니고, 소리도 잘 지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했다.
설예은은 "앞선 캐나다전에서 승리를 갖고 왔기에, 자신감이 도리어 자만감으로 올라와서 덴마크전이 힘들게 흘러간 것 같다"며 "캐나다전 승리의 기쁨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가니, 흥분이 가라않지 않은 상황에서 초반에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19일 경기에서는 유독 설예은을 찾는 '예은아!' 콜이 많았다. 설예은에게 스위핑을 요구하는 말이었다. 설예은 역시 "오늘 아웃 턴으로 돌아가는 스톤이 많았고, 하우스 안에 너무 넓게 들어가는, '룸' 상황이 많아서 내가 닦을 일이 많았다"며 웃었다.
설예은은 끝으로 "우리 팀이 의정부에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고, 승리도 잘 하고 있다"며 "의정부실내빙상장에 찾아오셔서 박수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선수들은 20일 오전 9시 스웨덴, 오후 7시 리투아니아와 9·10차전을 치른다. 스웨덴과의 경기는 JTBC Golf&Sports에서 중계하며, 두 경기 모두 의정부실내빙상장을 찾으면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