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채영 기자]
서브> 삼성·SK 거래 코앞인데…‘셧다운’ 불안 증폭 좌상단> 시스템 안정 시급
<앵커>
전날 한국거래소 전산장애로 코스피 시장의 전종목의 주식매매거래가 7분간 정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죠.
31일부턴 넥스트레이드 거래종목이 800종목으로 확대되는데 불안정한 시스템에 투자자들 걱정은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김채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 기자, 전날 코스피가 장 중 멈춰선 원인이 뭔가요?
<기자>
어제 오전 11시 37분부터 약 7분 간 코스피 시장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는데요.
이 때문에 국내 증권사들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호가창이 멈추고 시세 확인과 주문 체결이 한동안 중단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장애 발생 원인이 이달 4일 대체거래소 출범과 함께 도입한 ‘중간가 호가’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코스피 상장 종목인 동양철관에서 문제가 생긴겁니다.
1주당 2천원 미만인 동양철관과 같은 종목은 호가 단위가 1원이어서 중간 호가가 0.5원이 됩니다.
그런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1원 미만의 소수점 거래를 허용하지 않고 0원으로 절사되거든요.
이 과정에서 시스템이 예상한 체결 가능 주식 수와 실제 체결된 주식 수 사이에 차이가 생겼고 이 차이를 시스템이 오류로 인식한 겁니다.
전산 오류가 발생하기 직전 동양철관은 1,028원에 거래가 체결되고 있었는데,
중간가호가가 매수호가와 동일해지면서 시스템 충돌을 일으켰고, 이러한 매매 지연이 코스피 전체 거래체결 엔진을 멈추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한국거래소의 시스템 오류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는 건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보상 받을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이번 사태로 매수·매도 시점을 놓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보상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거래가 멈추기 직전 동양철관 주가는 20% 가까이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인데요.
오류가 발생한 시간이 비교적 짧았고 구체적인 피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거래소는 지난 2023년 분쟁처리지침을 제정했는데, 이를 토대로 배상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2023년 5월부터 시행된 거래소의 지침을 살펴보면요.
‘거래소가 전산 장애로 인해 호가 접수 또는 매매계약체결이 불가능하거나 이용자의 전자금융거래에 장애를 초래한 경우로서 객관적으로 매매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 손해배상을 한다’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손해배상 예외 사항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외 조항으로 ‘시세 지연 또는 매매계약체결지연 이후에 호가가 순차적으로 체결되는 등 손해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등이 포함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거래소 측은 거래 재개 후 순차적으로 접수된 거래가 처리됐기에 체결이 지연됐을 뿐 실질적인 피해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오전 공매도 전산시스템 시연회 이후에 손해배상 청구 검토 관련해 “필요하면 해야한다”고 밝혔는데, 코스피 거래지연이 손해배상 대상에 해당하는 지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복수거래소 체제로 도입된 중간가 호가가 셧다운 원인이었는데, 정작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문제없이 정상 작동됐다고요?
<기자>
넥스트레이드의 매매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초유의 거래 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거래소뿐만 아니라 넥스트레이드까지 전반적인 주식 거래 시스템에 불안감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지난 4일 넥스트레이드 출범 후 2주간 10종목만 거래됐지만 다음 주부터는 거래종목이 총 350개로 확대되며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31일에는 800종목으로 확대돼 투자자들의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지난 4일과 5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에서 매매 체결 조회가 지연되거나 증권거래세를 잘못 산정하는 오류가 발생했는데요.
이에 금감원은 현재 매일 증권사들로부터 ATS 운영 현황을 보고 받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거래소도 이번 장애를 계기로 4월 말까지 매주 넥스트레이드와 합동점검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거래 종목 확대에 앞서 시스템 보완에 먼저 촉각을 기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800개는 무리라고 보고요. 일단 100개 정도로 몇 개월 동안 안착시킨 다음에 종목을 확대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로) 큰 피해를 본 투자자가 있다면 그건 건별로 판단을 해야지 보상이 안 된다 결론 낼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당분간 종목을 줄이더라도 안전 위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채영 기자였습니다.
김채영 기자 chaecha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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