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6일 주총 전까지 단식…진전 없으면 임단협 교섭 결렬"
"다음 분사는 사실상 매각"에 카카오 "분사는 준비 시작 단계"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아지트 정문 앞에서 카카오 노조가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의 별도 법인 분사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3.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카카오(035720) 그룹 노동조합이 사측의 포털 '다음' 분사에 반대하며 사옥 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일주일 뒤 예정된 주주총회에서도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9개 법인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일괄 결렬도 예고했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전국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중단과 실질적인 임단협 교섭을 요구했다. 주최 측 추산 약 300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앞서 카카오는 13일 콘텐츠 CIC를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2023년 다음 사업 부문을 CIC로 분리한 지 약 2년 만이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카카오 경영진이 콘텐츠 CIC 분사를 발표하면서 지분매각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기에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가 대부분 기업 분사 매각을 사모펀드에 의해 진행했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포털 다음의 법인 분리는 포장된 권고사직과 매각 등 구조조정"이라며 "지금 카카오 사태의 원인과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는데 그들의 직책은 유지하면서 직원들은 구조조정의 부당함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9개 법인의 임단협 교섭이 사측의 일방적 태도로 교착상태에 빠졌다고도 지적했다.
교섭 중인 법인은 △디케이테크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케이앤웍스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가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 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을 강행했다"며 "책임 경영과 사회 신뢰 회복을 목표로 쇄신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인력은 카카오 내 조직도상 300명이 넘고, 유관 업무 담당자와 계열 법인 내 직접 관련 대상자를 포함하면 8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다음이 분사 결정으로 매각되면 약 800명의 직원이 구조조정과 권고사직 등으로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를 표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이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3층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2025.03.19. ⓒ 뉴스1 신은빈 기자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사옥 3층으로 올라가 텐트를 펼치고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서 지회장은 "주주총회 전날인 25일까지 연대로 돌아가며 단식농성을 벌일 것"이라며 "주주총회 이후에도 진전이 없으면 9개 법인 교섭을 일괄 결렬하고 더 큰 규모의 단체행동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카카오 측은 "콘텐츠 CIC 분사는 이제 막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며 "분사 법인으로 이동하는 선택권은 각 크루에게 있고 개별 크루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앞으로도 크루유니언을 포함한 임직원들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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