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2일 이어 약 90분 통화…푸틴, 트럼프에 감사·관계정상화 관심표명
푸틴, '30일 휴전안'엔 문제 제기…우크라에 군사·정보 중단 촉구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전화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0일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두 대통령이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을 '상세하고 솔직하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 당사자들이 30일간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공격을 서로 중단할 것을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즉시 군에 해당 명령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지난 11일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된 30일간의 휴전안을 러시아가 수용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현재는 30일간 휴전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측은 전체 전선을 따라 휴전을 효과적으로 통제해야 하고 우크라이나의 강제 동원과 군 재무장을 중단해야 하는 것에 대한 몇 가지 필수 사항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반복적으로 협상을 방해하고 합의를 어겼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크렘린궁은 "분쟁의 확대를 방지하고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수단을 통한 해결하기 위한 핵심 조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지원과 정보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적대 행위와 인명 손실을 종식하려는 고귀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고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미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하고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로 표현한 알렉세이 세르기엔코 작가의 '세계에 평화를' 작품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스크에 포위된 우크라이나군을 살려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인도주의적 고려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며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은 생명과 러시아·국제법에 따른 존엄한 처우를 보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중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민간인에 '테러 성격의 야만적 범죄'를 저질렀다고 언급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75명씩의 포로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렸다. 또 선의의 표시로 러시아 병원에서 치료 중인 우크라이나군 중상자 23명을 인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 문제도 논의했다.
크렘린궁은 "세계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는 러시아와 미국의 특별한 책임 측면에서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상호 관심이 표명됐다"며 "양국이 협력을 구축할 수 있는 광범위한 분야가 검토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와 에너지 분야에서 호혜적인 협력을 발전시키는 여러 제안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미국 아이스하키 선수 간의 경기를 미국과 러시아에서 개최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흑해에서의 안전한 항행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건설적으로 반응했으며, 세부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크렘린궁은 두 대통령이 중동과 홍해 상황을 포함한 다른 국제 의제도 논의했다며 "위기 지역의 상황을 안전화하고 핵 비확산과 글로벌 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결과적으로 러시아와 미국 관계의 전반적인 분위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러한 긍정적 사례 중 하나가 유엔의 우크라이나 분쟁 관련 결의안 투표에서 양국이 연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대통령은 모든 현안에 대해 계속 연락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는 지난달 12일에 이어 1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지난 통화와 마찬가지로 이날 통화도 약 1시간 30분간 이어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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