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이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2년 만에 전영오픈 왕좌를 탈환한 안세영(23·삼성생명)이 금의환향했다.
안세영을 비롯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이 출전한 여자 단식과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가 합을 맞춘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안세영은 귀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돌아올 때 메달을 목에 걸고 입국할 수 있어서 좋다”며 “저 자신이 자랑스러운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17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2-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899년 시작된 전영오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로 꼽힌다. 2023년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전영오픈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여자 단식 최강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참가한 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안세영은 허벅지 통증과 감기 증세로 컨디션이 온전치 못한 와중에도 왕즈이와 3게임까지 가는 혈전에서 승리했다. BWF 홈페이지는 경기 후 “안세영은 다시 한번 자신이 왜 이토록 이기기 어려운 선수인지를 증명했다”고 감탄했다.안세영이 17일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왕관을 쓰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그는 “감기에 걸려 호흡하는 것도 힘들었고 몸 상태가 잘 올라오지 않았다”며 “힘든 경기를 했지만, 잘 이겨냈다”고 돌아봤다. 특히 2게임 6-6에서 79차례 긴 랠리 끝에 점수를 따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안세영은 “정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한 발만 더 뛰어보자는 생각으로 숨도 참아보고 할 수 있는 건 다했다”며 “그 랠리를 이긴 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짚었다.
안세영은 힘겹게 우승한 직후 ‘왕관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힘든 상대를 이기고 우승해서 뿌듯함이 더 컸다. 세리머니도 더 멋지게 하고 싶었다”며 “전영오픈인 만큼 영국스럽게 ‘퀸’처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제패한 안세영은 국제대회 트로피 4개와 함께 올해 치른 20경기 전승 행진도 이어갔다. 안세영은 “정말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계속 나아가고 싶다”며 “앞으로 더 보여드릴 게 많다”고 웃었다.
안세영은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석권했지만, 아직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컵은 없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어느 순간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다른 대회보다 성적이 안 났던 대회이지만,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