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유오성 기자]
[앵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사업 범위를 후순위 대환대출까지 확장합니다.
개인 여신에 국한됐던 인뱅 3사 대출 경쟁이 개인사업자 대출로 번졌다는 분석입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경제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케이뱅크가 이번에 출시한 상품이 개인사업자 대상 후순위 담보대출 대환 상품이잖아요. 상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입니다.
[기자] 맞습니다. 인뱅 3사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대출 상품을 보유한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합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선순위 상품을 출시했고, 9월에는 후순위 상품을 내놨습니다.
오늘 선보인 상품은 후순위 대환 대출 상품입니다.
개인사업자들이 대출을 받을 때 담보를 설정 하잖아요. 이 때 부동산 담보물에 다른 금융기관의 대출이 있거나 임대차 계약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대출받은 후순위 상품도 갈아탈 수 있는 그런 상품입니다.
시세의 85% 한도로 최대 10억원, 최대 10년까지 사업 운영 자금을 빌려주고요.
최저 2.93% 금리를 적용한다는 것이 케이뱅크 측 설명입니다.
시중은행에서 개인사업자 부동산 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3% 후반대로 형성돼 있거든요.
개인사업자들이 이 상품을 이용하면 대출 이자를 1%포인트 가까이 아낄 수가 있는 겁니다. 1억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연 100만 원 가량 절약하는 셈입니다.
[앵커] 지난해 토스뱅크를 끝으로 인뱅 3사 모두 흑자로 돌아섰잖아요.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도 본격화 되는 겁니까?
[기자] 지난 2017년 케이뱅크가 인터넷뱅크 1호 사업자로 출범한 지 벌써 10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그간 카카오뱅크를 필두로 케이뱅크, 지난해 토스뱅크까지 모두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만큼 이제는 인뱅 3사 모두 수익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수익 기반이 개인 여신에 국한된데다, 최근 당국이 신규 대출의 30%를 중저신용자로 채워야 한다는 규정을 추가하면서 큰 폭의 성장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인뱅들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성장성이 큽니다.
지난 1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규모는 455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인뱅 3사는 이 가운데 5조 정도를 차지합니다. 지금은 점유율 1%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지만 지난해 30% 가량 성장했습니다.
케이뱅크 지난해(3분기말 기준) 기업대출 총액은 1조 474억 원인데, 올해 대환 대출 상품을 통해 2조 원 넘게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카카오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대출과 1억 초과 신용 대출 출시 계획을 가지고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입니다.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 인하의 포문을 연 만큼 다른 인뱅들도 이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인 겁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 불경기로 인해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채무가 급증하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 개인사업자 대출을 늘리게 되면 건전성 관리가 더 어렵지 않습니까?
[기자]
내수 부진으로 개인사업자 경제 상황이 나쁜 지금으로선 건전성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인뱅 3사의 연체율을 보면 케이뱅크가 0.90%, 토스뱅크 0.88%, 카카오뱅크 0.52% 순입니다.
시중은행은 0.2%대 후반에서 0.3% 정도로 인터넷은행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요.
인터넷 은행들은 연체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정부 보증기관과 보증서 대출 규모를 확대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통계적으로 담보대출에서 개인은 0.1%, 사업자는 0.3%의 연체율을 보이는데, 절대적인 수치가 높지 않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재 개인 고객과 같이 쓰고 있는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기업 고객을 위한 모델로 분리한 모델을 개발하는 등 연체율 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입니다.
[앵커] 끝으로 시장의 관심인 케이뱅크 상장 얘기도 해보죠. 벌써 세 번째 도전인데, 이번엔 상장 레이스 완주를 기대할만 한 걸까요?
[기자]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를 추진한다는 안건을 의결했죠. 지난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도전인데요.
케이뱅크는 지난해 희망 공모가 밴드로 주당 9,500~12,000원을 제시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시가 총액이 3조5천억 원에 그치며 기업공개를 자진 철회했습니다.
공모가 상단기준 5조 원을 기대한 것에 비하면 시장 눈높이와 격차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케이뱅크가 기업 대출 시장에서 공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서는 것은 IPO를 앞두고 몸값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케이뱅크 당기순이익이 1,281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새 10배 가까이 불었잖아요.
또 여기에 앞으로 개인사업자 대상 담보 물건지를 현재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 주택과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2027년 3분기를 목표로 중소기업 대상 법인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점은 이번 IPO 흥행에 기대할 만한 요소로 분석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유오성 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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