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통보와 기업회생절차 신청 일지/그래픽=이지혜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겸 MBK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현안 질의에서 의원질문을 듣고 있다. 맨 왼쪽은 최철한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 (공동취재) 2025.3.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하고도 사실상 채권판매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이사회 의결 절차를 밟기 전 기업회생 신청을 위한 실무 논의가 있었고 이 기간 채권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는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홈플러스의 사기 행위를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확정된 2월28일 이후 3월1일 내부 실무검토를 거쳐 기업회생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3월1일 오후에 임원들끼리 더 이상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기업회생)준비를 본격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은 신용평가사의 홈플러스 단기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강등한 날이다. 이튿날인 지난 1일 임원 회의에서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결정하고 3일 이사회를 열어 확정한 뒤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MBK의 이같은 주장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1일부터 3일이 공휴일과 법정대체휴무일로 관공서 업무가 중단됐는데 기업회생 절차에 필요한 46종의 서류 중에는 관공서에 직접 발급받아야 하는 서류도 포함돼 있다. 로펌에서 2~3개월 걸리는 회생절차 신청을 불과 3일만에 했다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업회생을 결정한 1일은 공휴일이고 다음날인 2일은 일요일, 3일은 법정 대체휴일이었다"며 "서류를 미리 뗀 것 아니냐"고 했다. 법원 회생담당 판사를 지낸 같은 당 김승원 의원도 "3일 연휴기간에 (기업회생을) 준비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불완전판매보다 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5일부터 홈플러스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매각 주관사로 820억원 규모를 발행했는데 28일까지 판매한 의혹이 있다. 홈플러스가 발행한 600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채권 중 가장 늦게까지 판매한 상품이다. 만약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을 준비하면서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유치했다면 사기에 해당한다.
17~19일 상하이·홍콩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은 김병주 회장에 대해선 여야 모두 고발조치와 청문회를 열자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경영 자질이나 역량은 없으면서 기업을 인수해 현금이나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해소하고 기업을 망하게 하는 사모펀드의 모럴해저드 문제가 심각하다"며 "추가적인 청문회나 회의가 있을 수밖에 없고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도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정부도 소상공인 피해 대책 마련과 홈플러스의 위법사항을 꼼꼼히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일별 대금지급 현황 등을 매주 점검하고 대금 미지급 발생시 지급명령 등을 통해 적시 조치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위해선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금지급기한이 적정한지도 검토해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CP(기업어음)나 ABS(유동화증권)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검사를 나가 있는 상황"이라며 "철저히 조사해서 위법여부를 판단하고 사기죄 부분도 필요시 조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유재희 기자 ryuj@mt.co.kr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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