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디어유 첫 매출 감소
사진=뉴스1
국내 K팝 팬덤 플랫폼업체들이 지난해 실적이 잇달아 악화했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K팝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회사이자 네이버가 2대 주주(44.58%)인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2556억원을 올렸다. 1년 전(3379억원)보다 24.3% 감소했다. 당기손실은 107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위버스컴퍼니는 글로벌 1위 K팝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한다.
카카오의 손자회사이자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디어유도 지난해 실적이 떨어졌다. 작년 매출 749억원으로 1년 전(757억원)보다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6억원에서 25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디어유는 팬덤 플랫폼 ‘버블’의 운영사다.
두 업체는 K팝 팬텀 플랫폼 1, 2위로 관련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팬텀 플랫폼은 아티스트와 소통 관련 서비스, 라이브 방송, 앨범과 굿즈 판매 등을 제공한다. 팬텀 플랫폼은 BTS, 블랙핑크, 아이브, 에스파 등 K팝 아이돌이 글로벌 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K팝 산업이 성장하면서 팬텀 플랫폼 시장도 급격히 커졌다. 위버스컴퍼니의 경우에는 매출이 2019년 425억원에서 2023년 3379억원으로 4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했다.
최근 실적 감소는 위버스와 버블의 이용자 수가 정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버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3년 3분기 1060만명에서 지난해 4분기 940만명으로 떨어졌다. BTS, 블랙핑크 등 글로벌 인기 K팝 그룹이 지난해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아 일시적인 이용자 감소라는 지적도 있다.
K팝 산업이 주춤하면서 음반 수출도 감소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CD, LP 등의 실물 음반 수출액은 2023년 2억9165만 달러에서 지난해 2억7111만 달러로 7% 줄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국내 1위 K팝 기업인 하이브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조2545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5% 감소한 18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음반, 팬덤 플랫폼 등의 매출은 감소했지만 콘서트와 오프라인 행사 등의 매출이 증가했다. 작년 공연 매출은 4509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6% 늘었다.
업계에선 K팝 산업이 정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K팝 소비자의 증가 폭이 줄거나 정체하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늘려 매출은 일시적으로 늘겠지만 팬텀 플랫폼처럼 신규 소비자 유입이 정체하면 결국 K팝 산업 전체가 성장에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팝 업계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활로를 찾고 있다. 위버슨 지난해 12월 새로운 유료 멤버십 도입했다. 팬레터 기능, 아티스트 영상 광고 제거 등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형 엔터테인먼트업체 관계자는 “신규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해 새로 선보일 K팝 그룹에 외국인 멤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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