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할머니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MBC '실화탐사대'
90대 할머니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70대 마을 이장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6일 경북 구미시의 한 농촌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다뤘다.
이에 따르면 이장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2시30분쯤 이웃인 피해자 B씨의 집에 침입, B씨를 성폭행했다. A씨는 반항하는 B씨에게 현금 30만원을 쥐어주며 사건을 무마하려고도 했다. 하지만 B씨의 가족이 집에 설치된 홈캠을 통해 이를 목격,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붙잡혔다.
이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B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극도로 불안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30년 재임' A씨, 엇갈리는 평판
━
/사진=MBC '실화탐사대'
A씨는 이 마을에서 약 30년 동안 이장으로 재임했다고 한다. 다만 그의 평판은 극도로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그 사람 나쁘다고 하는 사람 없었다", "30년간 이장했다는 건 그만큼 모범적이었다는 것 아닌가", "사람은 좋은데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이장이 오래 전부터 성범죄를 저질러왔다고 입을 모았다.
한 주민은 "A씨가 젊을 때부터 몹쓸 짓을 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전부 성관계다. '내가 제일 먼저 당했다'는 (피해자가) 몇 사람 있다.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만 해도 세 사람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주민들도 "(피해자) 나이가 84세인가 그런데, (A씨가) '가슴 봐라' 하면서 만졌다고 한다", "임신까지 해서 유산시켰다는 얘기가 있다", "피해자가 배가 부르고 나서야 임신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A씨에게 실제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민도 직접 피해를 증언했다. 그는 "가슴을 막 만지고 그랬다. 내가 (A씨) 손가락까지 막 물고 그랬다"고 털어놨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범행 전 A씨와 함께 있던 지인은 "술에 안 취했다. 4명이 횟집에서 회 하나에 소주, 맥주 한 병씩 마셨다. 이장은 한두 잔 마시고 나머지는 내가 다 마셨다"고 설명했다.
A씨의 범행 당시 영상을 본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A씨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걸 전혀 볼 수 없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어슬렁거리면서 올라오는 그 모습 자체가 아예 대놓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장이 피해자의 손을 잡으려고 하니까, 피해자가 손을 확 친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 두 사람 사이에 그 이전에 뭔가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범행이 처음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
A씨 아들 "아버지, 많아 아파"
━
/사진=MBC '실화탐사대'
A씨의 아들은 피해자 B씨의 딸과 만나 "너무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부끄러워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그는 다만 "우리 아버지도 많이 편찮으셨다. 혈압과 당뇨가 너무 심하다"며 "아버지가 원래 술을 못 드신다. '왜 이렇게 실수했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폭탄주를 최소 석잔 이상 마셨다고 기억하신다. 술을 많이 마셔 정신을 잃었다더라"라고 감쌌다.
B씨 딸이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A씨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이 나온다"고 하자, A씨 아들은 "만약 그런 것 같으면 구속이 10번이 아니라 100번도 됐을 것"이라며 소문을 부인했다.
'A씨가 다시 마을로 돌아가면 놔둘 거냐'는 질문에는 "돌아가시겠냐. 그 문제는 내가 결정할 게 아니고 아버지가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