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하지원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연상호 감독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현실적인 영화 '계시록'이 온다.
3월 18일 오전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 나루 볼룸에서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상호 감독,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1일 공개되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옥’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배우 류준열, 신현빈, 신민재가 출연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초현실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은 '계시록'을 통해 새로운 결의 작품을 선보인다. 연 감독은 "제가 했던 영화들과 달리 판타지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적인 톤과 연기로 내밀한 심리 스릴러 형태 이야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원작과 차이점에 대해 연 감독은 "원작의 큰 내용을 따라가지만 원작 하고는 톤적인 면에서 많이 차이가 있다. 성민찬이란 캐릭터는 세속적인 인물에서 시작하는데 류준열 배우가 먼저 제안을 줬던 게 조금 더 관객이 이입하기 편한 평범하고 신실한 입장이면 캐릭터적인 게 강렬하게 나타날 거 같다고 했다. 그런 부분을 많이 반영했다. 이연희 역시 강인한 인물처럼 묘사가 됐는데 신현빈 배우와 이야기를 나눈 건 죄의식에 짓눌려서 언제 부서질지 모르는 그런 불안감 같은 것들이 내내 지배하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미지여야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큰 흐름에서 더 극적인 요소가 발생할 거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계시록’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알폰소 쿠아론은 영화 ‘그래비티’로 큰 사랑을 받고, 넷플릭스 영화 ‘로마’로 제75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휩쓴 멕시코의 거장 감독이다.
연 감독은 "제 나이 또래 영화감독에게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님의 영향력이 지대하다"며 "항상 영화를 찍을 때 영화적 발명같은 걸 넣는 느낌이었다"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이어 연 감독은 "알폰소 감독님이 제작사를 통해서 저랑 같이 작업하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다. 한국어 영화여도 좋겠다고 했다. 그때 당시 '계시록' 작품의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계시록'은 한국적인 면이 되게 많이 있는 작품이다. 알폰소 감독님과 '한국적 소재 이야기도 글로벌하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좋아하셨고 한국적인 이야기만이 아니고 보편적인 이야길 것 같다고 해주셔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신의 계시를 목격한 목사 ‘성민찬’ 역의 류준열은 "이 이야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다. 인간의 믿음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해서 굉장히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예전 감독님 작품에 판타지, 크리처가 있었다면 '계시록'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주변에서 혹은 내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료됐다"라고 전했다.
류준열은 연 감독과 호흡에 "소문은 익히 들어알고 있었다. 그 소문 이상으로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 감독님께서 연니버스라는 세계 안에서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해서 현장에서 가득 채워주셨다. 상상 그 이상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연상호 감독은 류준열이 질문이 많았다며 "질문을 듣다 보면 귀에서 피가 날 거 같았다. 질문 퀄리티가 좋다 보니까 그거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얘기를 하는 과정이 재밌었다. 그런 상황에서 뭔가 디렉션이 생겨나갔던 거 같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류준열은 "성격인 거 같다. 대본을 일찍 받으면 괴로운 시간이 길고 전날 받으면 짧아서 고민이 있다. 슛 들어갈 때까지 계속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감독님이 잘 들어주시는 편이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고민해도 풀리지 않았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웃긴 영상을 보여주셔서 힌트를 보고 풀어냈던 기억이 있다. 감독님이 의도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형사 ‘이연희’ 역의 신현빈은 "제가 이전에 했던 캐릭터랑 다른 면이라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신현빈은 외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줬다며 "무심하게 비치길 바랐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주근깨나 다크서클 같은 분장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 게 저한테도 연기하는 입장에서 도움이 됐다.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다 보니까 감정신에서 피부톤이 달라지는 변화가 느껴지는 경험을 했다. 이렇게까지 메이크업을 안 하는 건 처음이라 그런 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영향이 있었던 거 같다"라고 했다.
연상호 감독은 신현빈이 안심할 수 있는 연기톤을 보여준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연 감독은 "이연희 캐릭터가 힘든 건 인물이 죄책감 속에 절여졌다고 해야 할까? 막 표현하는 것보다도 죄의식에 절여진 상태로 연기를 했어야 했고 그런 것들이 튀어나왔어야 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정도를 얘기 많이 했다.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제일 힘들었을 거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전과자 ‘권양래’ 역의 신민재는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에 이어 '계시록'으로 연상호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신민재는 "감독님이 관객들한테 불쾌함을 느끼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외형적인 거에 가장 중점을 뒀다. 분장팀이랑 고민해서 머리도 외형적으로 탈모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밀고 흉터나 그런 것들을 통해서 외형적인 변화를 줬다"며 캐릭터의 외형적 특징에 기울인 노력을 언급했다.
신민재와 연상호 감독의 닮은 외모에 예고편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감독님이 왜 출연했냐'라고 반응하기도 했던 바 연상호 감독은 이에 대해 "스태프들 사이에서 도플갱어라고 이야기가 돌았다"면서도 "저는 전혀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신민재는 "사석에서 어떤 분이 아는 체를 해서 대화를 나눠봤는데 연상호 감독님 차기작을 언급하더라. 그런 일이 벌어지니까 '닮긴 닮았나 보다' 생각이 든다"며 웃음 지었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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