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S 그룹 크리스찬 싱손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로드FC 필리핀 법인 알버트 페로 대표(오른쪽에서 세번째), 로드FC 정문홍 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권아솔과의 헤비급 매치에서 승리한 세키노 타이세이(왼쪽에서 세번째)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사진제공=로드FC[장충=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5년 로드FC의 첫 넘버시리즈인 굽네 ROAD FC 072가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됐다. '두 체급 챔피언' 김태인(32·로드FC 김태인짐),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32) 등 스타 파이터들이 총출동해 역대급 '초호화 대진'으로 불렸다. 수준 높은 파이터들이 출전하며 티켓도 '전석 매진'을 이루며 많은 격투기 팬들이 기대한 대회였다.
한창 기대가 높아진 대회 이틀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오전에 '라이트급 최연소 챔피언' 박시원(22·다이아MMA)이 허리 부상으로 아웃 됐고, 오후에는 김태인이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돼 타이틀전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갑작스런 부상 소식에 로드FC는 긴급히 대체 선수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공식 전적으로 기록되는 경기에 손해를 감수하고 희생할 대체 선수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메인 카드 두 경기가 진행되지 않자 팬들 사이에서는 티켓 예매를 취소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로드FC도 취소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를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최악의 상황에서 '제주짱' 양지용(29·제주 팀더킹)과 '파이터100 대표' 권아솔(39·파이터100)이 하루 전 빈자리를 대신하겠다고 자원했다. 밴텀급(-63㎏)인 양지용은 두 체급을 월장해 라이트급 선수와, 라이트급인 권아솔(-70㎏)은 무려 네 체급을 월장해 헤비급 선수와 경기에 나섰다.
양지용과 권아솔의 희생으로 굽네 ROAD FC 072는 경기 취소 없이 진행됐다. 대회의 시작은 로드FC 서덕호 대표와 필리핀 법인 알버트 페로 대표가 알렸다. 얼마 전 필리핀 대표로 취임한 알버트 페로 대표는 개회사에서 "로드FC와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 필리핀도 로드FC의 글로벌 열차에 함께 올라타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오프닝 세리머니와 함께 시작한 대회에서 양지용과 권아솔이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두 파이터 모두 체급 차이와 부족했던 경기 준비 시간으로 인해 KO로 케이지 위에서 쓰러졌지만, 부상을 당한 후배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데다 체급에서 밀리면서도 당당히 맞서는 모습에 팬들은 응원하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타이틀전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플라이급에서는 이정현(22·TEAM AOM)이 고동혁(28·팀 스트롱울프)을 꺾고, 플라이급 3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정현은 로드FC 역대 최다 연승(11연승), 플라이급 최연소 챔피언 (22세 6개월 7일)이라는 두 개의 신기록으로 챔피언 등극을 자축했다.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는 통합 타이틀전에서 '미들급 잠정 챔피언' 임동환(30·팀 스트롱울프)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꺾으며 챔피언 자리를 유지했다.
대회가 모두 종료된 뒤에는 로드FC 정문홍 회장과 로드FC 필리핀 법인 알버트 페로 대표, LCS 그룹 크리스찬 싱손 대표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최근 로드FC는 CIDG 총 국장 출신의 알버트 페로 전 장군을 필리핀 법인 대표로 선임했다. 또한 필리핀 재계 10위권에 드는 LCS 그룹이 투자를 약속, 동남아시아 진출을 발표했다.
로드FC 동남아시아 사업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싱손 대표는 "필리핀에 MMA를 도입하기 위해서 LCS 그룹 회장님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많은 필리핀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것이고, 로드FC가 필요로 하는 것을 최대한 지원하고, 다른 회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건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힘을 모아서 필리핀 선수들이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고, 경쟁해서 다음 세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알버트 페로 대표는 "현장에서 로드FC를 처음 관람했는데 멋진 경험이었다. 아이들에게 격투 기술을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문홍 회장님께서 대회에 초대해주시고, 필리핀 법인 대표로 임명해 주셔서 감사하다. 로드FC와 파트너십을 체결해서 필리핀에도 좋은 자원을 가져다주고, 필리핀에서도 멋진 로드FC 대회를 개최했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로드FC가 더 글로벌하고 경쟁력이 생길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해 첫 넘버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마친 로드FC는 오는 6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굽네 ROAD FC 073을 개최한다. '개그맨' 윤형빈과 '200만 유튜버' 밴쯔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미뤄진 '라이트급 토너먼트 결승' 난딘에르덴과 카밀 메고메도프의 경기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