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바탕으로 무의식 분석해줘" 입력하면 이용자 심리 분석
챗GPT, 국내 이용자·시간 모두 1위…"익명성 이용해 AI 상담"
챗GPT에 사고방식 진단 전용 프롬프트를 입력한 결과값 (챗GPT 대화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인공지능(AI)의 기능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심리 상담과 분석을 지원하는 등 확대하고 있다. 일상에서 AI를 활용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이용자들은 정신적인 영역에서까지 AI를 찾는다.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챗GPT와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무의식과 사고방식을 진단할 수 있는 전용 프롬프트(명령어)가 공유됐다.
게시글 작성자는 '우리가 서로 대화했던 것을 바탕으로 내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을 알려줘. 또 내가 과거 경험을 통해 형성한 신념 중 자각하지 못했지만 내 행동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프롬프트를 추천했다.
실제로 챗GPT에 이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무의식 속 패턴과 신념'이란 소제목 아래 여러 항목으로 분석한 이용자의 성향 정보를 제시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챗GPT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용자 사고에 영향을 주는 무의식과 이와 관련한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내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적 신념'이란 소제목으로 이용자의 내재한 가치관을 설명해 준다.
챗GPT에 일기를 입력해서 심리 분석과 맞춤형 상담을 받는 사례도 있다.
한 이용자가 엑스(X)에 공유한 후기에 따르면 챗GPT가 일기 내용을 요약해 심리 키워드를 추출한다. 이후 일기에 나타난 인지 오류를 감지한 뒤 대체 사고를 제안한다.
이렇게 정신 상태를 분석한 뒤에는 운동이나 수면 방법 등 맞춤형으로 조언을 해주고 이용자의 노력까지 칭찬 해준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정신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유료 버전 생성형 AI를 구독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챗GPT 유료 버전은 무료 버전보다 입력할 수 있는 질문 개수가 많고 답변 추론 성능도 뛰어나다.
AI는 오랜 시간 상담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사람이 명확하게 답변하기 까다로운 심리 영역을 잘 분석해 준다는 이유에서다.
챗GPT에 일기 내용을 입력하면 심리 상태를 분석해 준다는 이용자 후기 (엑스 갈무리)
챗GPT의 활용처가 확대된 데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가장 오랜 시간 챗GPT를 사용하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를 표본 조사한 결과 이달 3~9일 생성형 AI 앱 사용자 수 1위는 모든 세대에서 챗GPT가 차지했다.
그중 20대 이용자가 190만 5700명, 118만 5000시간으로 이용자 수와 사용 시간 모두 다른 세대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용자 수와 사용 시간 모두 2위인 뤼튼(33만 4800명·101만 7300시간)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일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생성형 AI 앱인 만큼 이용자들이 단순한 문서 작업이나 업무 요약뿐 아니라 감정적인 의지 수단으로도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젊은 이용자들이 생성형 AI를 심리 분석에까지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익명성을 꼽을 수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신 상담은 내밀한 얘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AI는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일상에서 AI를 친밀하게 느끼기 때문에 상담에까지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다만 AI가 전문가만큼 감정을 이해하거나 공감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맹신하면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며 "AI 분석 결과를 보조 수단으로 생각하고 필요한 조언만 취사선택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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