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 조사서 '출범 후 최저' 줄이어…"지지층서도 비판"
'상품권 전달은 문제' 응답률 70% 넘어…이시바, 민심 달래려 연일 사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최근 '상품권 스캔들'로 비판받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내각 지지율이 작년 10월 출범 후 최저치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줄을 잇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5∼16일 1천137명(이하 유효 응답자 수 기준)을 상대로 벌인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전월(40%)보다 14%포인트나 하락한 26%로 집계됐다고 17일 보도했다.
이는 이 신문의 월례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출범 후 최저 수준이다.
일본에서는 통상적으로 내각 지지율이 30%를 밑돌면 '퇴진 위기' 수준으로도 평가된다.
아사히는 지지율 하락 폭에 주목하면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2020년 12월 코로나19 시기에 관광 지원책을 썼다가 지지율이 17%포인트나 급락했고, 아베 신조 전 총리도 2018년 3월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13%포인트 빠졌다고 소개했다.
이시바 총리가 지난 3일 초선 중의원(하원) 의원 15명에게 1인당 10만엔(약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한 데 대한 부정적 의견이 지지율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해설했다.
이시바 총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고 있으나 이번 일로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고 정치권과 언론 일각에서는 정치자금 규정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5%는 이시바 총리 측의 상품권 전달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문제가 아니다'라는 견해는 23%에 그쳤다.
다만 이시바 총리가 이 문제로 사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필요 없다'는 응답률(60%)이 '그렇다'(32%)를 크게 웃돌았다.
마이니치신문이 15∼16일 2천47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월보다 7%포인트 하락한 23%에 그쳤다.
역시 이 신문의 월례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출범 후 최저치로,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표명한 작년 8월 조사치(23%)와 같은 수준이다.
이 조사에서도 이시바 총리 측의 상품권 전달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응답률(78%)이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1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요미우리신문도 지난 14∼16일 1천23명을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전월보다 8%포인트나 하락해 내각 출범 이후 가장 낮은 31%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8%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응답자들은 향후 정권과 관련해 46%가 '야당 중심의 정권 교체'를 꼽았고 '자민당 중심의 정권 유지'라고 답한 응답자는 36%에 그쳤다.
지난 1월 동일 질문에는 '자민당 중심의 정권 유지'(41%)가 '야당 중심의 정권 교체'(40%)를 조금이나마 앞섰다.
마키하라 이즈루 도쿄대 교수는 "(상품권 스캔들에 따른) 유권자의 충격은 크고 이제는 총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 자체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상품권 스캔들이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비판받아 내각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도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추궁에 거듭 사죄 의사를 표명하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사회 통념상 세상의 감각과 괴리됐다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통절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상품권 배포에 법적인 문제는 없더라도 "도의적인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시바 총리의 정치윤리심사회 출석을 요구하며 압박을 이어갔고, 보수 성향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의원은 "국민이 좀처럼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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