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원규 기자]
<앵커> 지난 2023년 11월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재개를 약 2주 앞두고 있습니다. 당장 증시에선 매도 압력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 투자자 복귀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이번 공매도 재개 시 전과 달리지는 점은 뭔가요?
<기자> 가장 큰 차이점은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다시 사서 갚은 방식과 달리,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아예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넣는 행위입니다. 제한이 없는 투기적 거래로 밀린 주식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결제 불이행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지난 2023년 외국계 증권사의 무차입 공매도가 대거 적발되고 여론이 악화하면서 전종목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되면 기관 투자자는 공매도 잔고가 0.01% 또는 10억 원 이상이면 보고 대상에 적용됩니다. 공매도 내역 기록 전산시스템 구축 등 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게 되면 1억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대차거래 상환 기간이 따로 없었던 기관과 달리, 개인 투자자는 그 기간이 90일로 한정됐지만, 이제는 90일, 연장 시 최대 1년으로 통일됩니다.
<앵커> 이제는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시장의 관심입니다. 종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특성상 증시에 부담이 되진 않을까요?
<기자> 기술적인 측면에서 최근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 공매도의 주요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현재 한화그룹주와 포스코 관련주가 거론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5%)와 한화오션(97%)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두배에 달합니다. 아울러 한화시스템(55%), 포스코인터내셔널(40%) 포스코홀딩스(20%) 등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트럼프발 수혜 기대감에 방산과 조선업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구나 빚투가 집중된 과열 종목들도 관련 대상입니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잔액 상위권에는 신용융자잔액이 높은 종목이 또다른 표적이 될 수 있어서입니다. 최근 한달 기준 신용융자잔액이 400억 원 이상인 곳은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크래프톤 등입니다.
<앵커> 이들 종목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겠습니다. 되레 공매도 재개가 증시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을까요?
<기자> 외국인의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는 해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는 역대 세 번째로 긴 기간입니다. 올해도 트럼프발 관세전쟁과 고환율, 대통령 탄핵 여부라는 불확실성에 따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조원 가량 팔아치우며 매도 행열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3월 말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공매도 시행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충족시키는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인덱스에 편입되면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이 유입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 투자자가 매수나 매도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되는 점도 거래량이 확대에 따른 증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하겠군요?
<기자> 전문가들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유리하다고 분석합니다. 공매도는 주가가 급등하고 고평가된 종목군에 쏠리는 경향이 있어서입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2011년, 2020년까지 3번의 공매도 재개 시기에는 가치주가 선방했습니다. 아울러 롱숏 전략을 할 수 있어서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롱숏 펀드는 매수(롱) 포지션과 매도(숏) 포지션을 동시 활용하는 펀드입니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종목은 매수하고 반대의 경우 공매도(숏)를 하는 식입니다. 공매도 금지로 약 1년 반 동안 운용에 제약이 있었던 셈입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설정액 10억 원 이상 대표 롱숏 펀드(ETF 포함)는 총 41개로, 연초 이후 지난 14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2.63%입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52%, 8.7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은 다소 낮은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김원규 기자 w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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