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째 홍보·마케팅 정보 교류…10개사서 50개사로 회원 증가
(지디넷코리아=유혜진 기자)‘에스마피아(S마피아)’ 모임에 갔다. 영화에서 보던 범죄 조직이 아니다. 한국 보안(Security) 산업을 마케팅하는 사람들의 이상향(Utopia·유토피아)이라는 뜻의 모임이다.
보안 산업을 취재한 지 1개월 된 초보 기자는 이 모임이 궁금했다. 초대받고서 사람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흔쾌히 찾아갔다.
에스마피아 신년회가 지난 13일 저녁 서울 관악구 한 식당에서 개최됐다. 50여개사 회원 70여명이 서로 반갑게 인사했다. 그동안 산업 전시회에서 만난 다른 회사 사람, 이직한 옛 동료 등이 어울렸다. “아기 잘 커요?”라거나 “거기 가니 어때?”라는 소리가 한데 섞여 왁자지껄했다.
에스마피아 신년회가 13일 저녁 서울 관악구 한 식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신년회를 왜 3월이 돼서야 하느냐’는 기자 물음에 한 참석자는 “이쯤 되면 인사 이동이 끝나지 않았을까”라며 “지난해보다 2배는 넘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자리가 모자라 식당 구석에 있던 간이 의자를 하나둘씩 빼 와 식탁 가장자리에 놓고 촘촘하게들 앉았다.
에스마피아는 한국에서 보안 산업이 활발해진 2000년대 초 모이기 시작했다. 10여개사로 출발해 5배 넘게 커졌다. 삼성SDS 자회사인 시큐아이 강명수 실장이 초대 회장으로 에스마피아를 이끌었다. 당시 보안 산업 홍보·마케팅 담당자들이 대부분 1970년대생으로, 나이와 직업이 비슷하니 공감대를 꾸렸다고 한다.
최복규 에스마피아 회장(왼쪽 첫번째)이 13일 저녁 서울 관악구 한 식당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보안 기업은 전시회나 콘퍼런스에 참가해 업체마다 사업을 뽐내곤 한다. 이때 현장에서 자주 만난 담당자끼리 관련 소식과 마케팅 정보, 정보기술(IT) 최신 동향을 주고받는다.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한편 매년 상·하반기 정기 모임으로 다같이 친목을 다진다.
에스마피아 회장을 맡은 최복규 앤앤에스피 마케팅팀 상무는 “에스마피아를 만든 초기에는 사회관계망(SNS)이 없던 때라 한 달에 한 번 만났다”며 “마피아처럼 정기적으로 모이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마케팅 관련 정보를 교류한다”며 “보안 업계에 처음 발 들인 담당자에게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마피아 신년회가 13일 저녁 서울 관악구 한 식당에서 열리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회장과 얘기한 뒤 둘러보니 눈길을 끈 이가 있었다. 외국인이다. 단 한 명의 금발 여인이었다. 인증 보안 기업 옥타코에서 마케팅을 맡은 클로에 비냘 프로다. 그는 1998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온 한국인 남자친구를 사귀어 한국에 따라온 지 6년 됐다고 했다. 한국어를 잘해 기자와 술술 대화했다.
비냘 프로는 “프랑스에서 대학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학 석사(MBA)를 받아 한국에 정착했다”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취업 박람회에서 옥타코 대표와 면접해 인턴을 거쳐 정직원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옥타코에서 유일한 홍보·마케팅 담당자로서 2년 6개월째 일하고 있다”며 “한국도, 회사도, 업무도 좋아 한국에서 결혼해 계속 여기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혜진 기자(langchemist@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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