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사들, 스타링크 가입 채비
인터넷·소통 문제로 퇴사 방지
해운協, 국내 유통사 입찰 계획
재단서 가입사 지원금도 주기로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저궤도 통신 위성. 스페이스X 홈페이지 캡처
[서울경제]
원양 선박 선원들이 망망대해를 건널 때 가장 힘들어 하는 게 뭘까. 해운협회가 선원들을 대상으로 직업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급여, 생활 조건보다 사회와의 단절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국내 선사들은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가입을 통해 선원들의 인터넷 사용을 돕는 등 근로 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1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운협회는 올 상반기 중 SK텔링크·KT샛(SAT)·LG유플러스 등 스타링크 국내 유통사를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회원사인 선사들이 저렴하게 스타링크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스타링크 이용을 원하는 회원사들이 많아 되도록 빨리 가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해운 공익재단 ‘바다의 품’이 보유한 재원을 활용해 스타링크에 가입한 선사에 지원금도 줄 방침이다. 올해에만 최소 수십대, 장기적으로는 수천대까지 국내 선사들이 스타링크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 업계가 위성 인터넷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젊은 선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차원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국내 선사는 이미 해외에서 스타링크를 가입할 정도로 선원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횡단해야 하는 원양 선박의 경우 선원들이 장기간 인터넷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선원 대상으로 직업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급여나 생활 조건보다는 가족 등 주변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더 큰 요인으로 꼽혔다”면서 “위성 인터넷 이용은 일종의 직원 복지인 셈”이라고 말했다.
스타링크는 국내에서 2분기 중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중 스타링크 출시에 필요한 국경 간 공급협정을 승인하면 이후 법제처, 국무조정실 등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스타링크 국내 상륙 임박에 따라 KT샛이 스타링크의 원활한 이용을 돕는 솔루션 ‘엑스웨이브원’을 최근 선보이는 등 관련 서비스도 나오고 있다.
스타링크 위성은 지상에서 500㎞ 상공에 떠있는 저궤도 위성으로 3만6000㎞ 고도에 떠있는 정지궤도 위성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것이 특징이다. 저궤도 위성 통신은 속도가 빠른 대신 개별 위성의 통신 서비스 제공 범위가 좁다는 단점이 있지만 스타링크는 수많은 위성을 쏘아 올려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지구를 공전하는 저궤도 위성 8000여 개 중 스타링크가 7000개 이상을 차지하며 향후 4만2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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