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내년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이 10년간 연평균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절벽 우려가 현실화 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 3구와 주변지역 집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내년 서울의 입주물량은 올해의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인하와 맞물려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공동으로 생산한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 정보'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4만6710가구에 달하지만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의 절반 수준인 2만4462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공급 물량 감소는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2022년, 2023년 착공 물량이 급감한 여파가 이어진 탓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 주택 착공 물량은 58만4000가구였으나 2023년에는 24만2188가구로 크게 줄었다.
입주물량은 경기·인천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 경기지역 입주 물량은 지난해 11만6595가구에서 올해 7만1472가구로 38.7% 줄었다. 내년 입주물량은 6만1712가구에 불과하다. 인천도 지난해 3만3415가구에서 올해 2만1932가구, 내년에는 1만4909로 줄어든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입주물량은 올해 14만114가구, 내년 10만1083가구다. 최근 10년(2015~2024년)간 수도권 연평균 입주 물량(14만4977가구)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같은 물량 부족은 가뜩이나 불안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높일 수 있다. 최근 서울은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다. 잠실 등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KB아파트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는 0.26% 상승했다. 자치구 별로 보면 강남구(0.9%), 송파구(0.89%), 서초구(0.82%), 용산구(0.36%) 등이 급등세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강남3구 주변지역인 강동구 등에서도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활성화 조짐이 보인다. 금리인하, 토허제 해제, 내년 공급절벽 우려 등이 겹쳐 당분간 강남3구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입주 물량이 워낙 부족하니 한 건만 거래돼도 가격이 확 올라간다"며 "한국은행 경제 전망치 하향 등을 감안하면 금리 추가인하가 예상돼 집값이 꺾일 이유는 지금으로 봐서 부족하다"고 말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경기, 인천 입주물량이 중요한 이유는 이 지역들이 서울에서 넘치는 수요를 받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올해 경기권에서 굉장히 많이 축소됐기 때문에 수도권 전셋값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매매가격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