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체급에서 묵직한 주먹을 보유하기로 정평한 양지용과 난딘 에르덴은 케이지 중앙에서 신중한 탐색전을 벌였다. 오히려 아래 체급의 양지용이 먼저 난딘 에르덴의 얼굴에 펀치를 던지며 포문을 열었다.
뒤가 없는 난타전이 벌어졌다. 난딘 에르덴의 카운터에 양지용이 휘청였다. 난딘 에르덴은 양지용에게 파운딩 세례를 가했다. 양지용은 이를 버텨낸 뒤 다시 일어섰다. 이어 양지용은 다시 난딘 에르덴과 주먹을 주고받았고 버티지 못하며 쓰러졌다.
양지용과 난딘 에르덴. 사진=ROAD FC
난딘 에르덴과 양지용. 사진=ROAD FC
애초 양지용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가 아니었다. 팀 동료 윤태영의 세컨드로 참여했으나 갑작스럽게 선수로 나서게 됐다. 난딘 에르덴과 라이트급 경기가 예정됐던 박시원(다이아 MMA)이 대회 이틀을 앞두고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자 경기 하루 전 대체 선수로 출전을 결심했다.
훈련은 물론 경기복, 마우스피스 등 준비된 게 하나도 없었으나 팬들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양지용은 “이번 대회가 역대급 대진으로 꾸려졌는데 메인 카드 선수 2명이나 부상을 당했다”며 “내가 투입돼서 조금이라도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드리고 싶다. 경기 하루 전에 결정됐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전 배경을 밝혔다.
밴텀급에서 활동하는 양지용에겐 두 체급 위 선수와의 맞대결이었다. 전날 진행된 계체에서 양지용은 74kg, 난딘 에르덴은 70.1kg을 기록했다. 양지용이 평소 체중이었던 반면 난딘 에르덴은 약 15kg 감량한 상태였다. 양지용은 리바운딩으로 난딘 에르덴의 체중이 10kg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도전했다.
경기 후 양지용은 “두 체급 위와 해서 졌으니 세 체급 위 선수와 하겠다”는 당찬 각오로 팬들의 환호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