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양원모 기자] 역시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16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 빌런극장'에서는 미국 아칸소주(州)의 '유령 호텔' 크레센트 호텔에 숨겨진 끔찍한 비밀이 소개됐다.
1925년 아이오와주. 발명가 겸 방송인 노먼 베이커는 사회 고발 라디오 프로그램 '벌거벗은 진실을 알린다'의 진행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그의 방송은 야외 생방을 하면 1만명이 몰릴 몰릴 만큼 인기였는데, 소 결핵 검사가 오히려 결핵을 유발한다는 등 자극적 음모론을 콘텐츠로 했기 때문. 물론 명백한 '가짜 뉴스'였지만 이를 믿는 청취자들은 적지 않았다.
그러던 1930년. 베이커의 눈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포착됐는데, 바로 '암 치료제'였다. 방송을 통해 기존 암 치료법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암 치료제를 팔기 시작한 베이커. 그러나 "남미의 마법사에게 제조법을 배워왔다"며 베이커가 '기적의 약'이라 홍보한 이 치료제는 식물을 섞어 끓인 잡탕에 불과했고, 당연히 암 치료 효과도 전혀 없었다.
하지만 베이커의 말을 철석 같이 믿은 청취자들은 앞다퉈 암 치료제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베이커는 현재 가치로 매달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판매 수익을 거두며 돈방석에 앉게 됐다. 가짜 치료제가 돈이 되자 아예 암 연구소까지 만든 베이커. 하지만 1년 뒤 위기를 맞게 되는데, 동업자 해리 파시에게 소송을 당한 것이었다.
과거 가짜 약 판매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파시. 파시는 베이커가 약 제조자인 자신과 제대로 수익을 나누지 않자 그를 무면허 의료 행위로 고소했다. 재판 결과는 유죄. 암 치료제 판매 금지는 물론 추방 명령까지 내려져 아이오와를 떠나게 된 베이커는 새 터전을 찾아 나섰고, 그곳이 바로 아칸소의 크레센트 호텔이었다.
호텔 내부를 리모델링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베이커 병원'을 차리며 의사 행세를 하고 다닌 베이커. 그는 아이오와주에서 알고 지내던 환자 140명을 입원시켜, '치료'라는 미명 아래 살아 있는 환자 두개골에 구멍을 뚫는 등 잔인한 생체 실험을 자행했다. 병원은 약 10년 뒤인 1940년 베이커가 허위 광고 혐의로 체포되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다시 호텔로 복원된 베이커 병원. 그러자 이번엔 "유령을 봤다"는 투숙객들의 목격담이 끊이지 않았고, 크레센트 호텔은 '미국에서 가장 무서운 호텔'로 남아 있다고 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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