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들 모두 카누 국가대표 출신…"자연과 함께 하는 매력…대중화됐으면"
카누 국가대표 가족. 왼쪽부터 주성분 대구 수성고 카누 코치, 박주현 충북도청 카누 선수, 박기정 대구 동구청 카누실업팀 감독. 주성분 씨 제공
국가대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실력을 뽐내는 자리이다. 스포츠 특정 분야에서 국내 최고 실력을 갖췄다는 것을 인증하는 자격증인 셈이다. 그 만큼 국가대표가 되는 것은 '바늘구멍 뚫기'다.
충북도청 소속의 카누팀에 있는 박주현(30) 씨는 카누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를 이어 국가대표를 맡고 있다. 박기정(55) 대구 동구청 카누실업팀 감독과 주성분(54) 대구 수성구 카누 코치의 피를 물려받아 각종 국내대회에서 메달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박 감독과 주 코치는 1990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국내 대표 카누 선수들이었다. 특히 박 감독은 당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박기정 대구 동구청 카누실업팀 감독(왼쪽)과 주성분 대구 수성고 카누 코치, 주성분 씨 제공
인천이 고향인 주 코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수영 선수로 활약하다 카누 선수로 전향했다. 재능이 있었기에 1년만에 국가대표 타이틀을 획득했고 당시 태능선수촌에 입성하면서 박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주 코치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실업팀에 입단하면서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 1997년 박 감독과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 주 코치는 박 감독을 따라 대구에 정착했고 대구 수성고 카누팀 코치를 맡았다. 수성고 카누팀은 주 코치의 지휘 하에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팀으로 성장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강팀이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주현 선수, 주성분 씨 제공
박주현 선수의 경기 모습. 주성분 씨 제공
주 코치는 과거 어린 시절 아들을 이렇게 기억했다. "아들이 초등학교 때 수영도 배우게 하고 카누도 배우게 해봤는데, 당시엔 아들이 기대에 못 미쳤어요. 그래서 '운동 신경이 별로 없나'라고 생각하고 단념하고 있었죠." 하지만 영어를 좋아하던 주현 씨가 초등학교 6학년에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카누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평소 주현 씨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크게 반대하지 않고 밀어주겠다고 생각한 주 씨 부부는 주현 씨가 카누 선수로 성장하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줬다.
주 코치는 "아들이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실력이 눈에 띄게 늘더니 두각을 나타냈다. 중 2 때부터 소년체전 금메달, 전국체전 금메달 등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아무래도 유전적인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주 코치는 "혹시 손자나 손녀가 카누를 하고 싶다고 하면 아들에게 꼭 시키라고 종종 말한다"고 웃었다.
카누의 매력은 무엇보다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이다. 주 코치는 "카누가 비인기 종목인데, 앞으로 더욱 대중화됐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카누를 생각하도록 하는 게 꿈이다. 대구에도 금호강이나 신천 등 카누를 할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대회나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