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자들 철야 농성 이어가…태극기·성조기 흔들며 "탄핵 무효"
경찰, 9시 40분쯤부터 일반인 통행 제한…선고일엔 '갑호비상' 발령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철야 농성을 벌이고 있다. 2025.03.15 ⓒ 뉴스1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관등성명 대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주말, 지지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모였다. 경찰은 헌재 정문을 통제하며 삼엄한 경비를 이어갔고, 일부 지지자들은 이에 거칠게 항의하며 길을 터달라고 요구했다.
15일 오전 헌재 일대에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 약 100명이 몰려들었다. 오전 9시 이전에는 헌재 정문 앞을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었지만, 경찰은 9시 40분쯤부터 일반인의 통행을 통제했다. 취재진은 신분증을 보여주고 통행할 수 있었다.
헌재 정문 앞에 사람 1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설치됐던 경찰 차단벽도 통행이 불가하게 위치가 조정됐다. 통제 전부터 헌재 앞에 몰려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왜 못 지나가게 하냐"고 경찰에게 항의하며 욕설 등 폭언을 퍼부었다. 한 지지자는 "누구 지시냐. 관등성명을 대보라"며 기동대원을 촬영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경찰 차단벽을 두드리며 '열어라'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바리케이드와 경찰 차단벽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중년 여성이 경찰과 잠시 대치하기도 했다. 경찰 기동대원 약 3명이 막아섰지만, 중년 여성은 "건너편 화환을 찍으러 가겠다"며 진입을 시도했다.
헌재 정문 앞에서 철야 농성 중인 지지자들은 쌀쌀한 아침 공기에 롱패딩과 담요를 겹겹이 둘렀다. 농성장 한 가운데에는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이 앉아 있었다. 낮은 책상 위에는 도서 '윤석열의 선택'이 있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현장에 방문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건너편 인도에서는 지지자들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이라고 쓰인 빨간 모자를 쓴 지지자들은 '탄핵 무효' 등 구호를 외쳤다. 경찰 기동대원들은 지지자들을 헌재로 건너가지 못하게 통제했다.
헌재 인근 가로수마다 '민주당 퇴출', '탄핵 무효'라고 적힌 붉은 리본이 걸려 있었다. 간체자로 '중국인 OUT' 등 중국에 대한 혐오 표현이 적힌 종이도 가로수에 붙어 있었다.
경찰은 평일과 비슷한 경비 태세를 이어갔다. 기동대 버스가 헌재 앞 도로를 따라 주차돼 있었고, 헌재의 낮은 담장 위에는 경찰 차단벽이 겹겹이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당일 헌재 앞 경비를 강화할 계획이다. 선고 당일에는 전국 경찰관서에 '갑호비상'을 발령한다. 갑호비상은 치안 사태가 악화하는 등 비상 상황 시 발령하는 경찰 비상 업무 체계로, 경찰력을 100% 동원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의 비상근무다.
헌재 주변에는 기동대와 안전 펜스 등 질서 유지 장비를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전담 경호대와 형사, 경찰특공대를 전진 배치해 헌재와 재판관의 안전을 지킬 예정이다.
기동대는 선고 직후 폭력 시위 발생에 대비해 신체 보호복을 착용하고 캡사이신 분사기 등을 지참해 필요시 현장 지휘관 판단하에 사용할 수 있다. 경찰이 마지막으로 캡사이신을 사용한 건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다.
1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 설치된 경찰 차단벽을 통과하려 하고 있다. 2025.03.15 ⓒ 뉴스1 유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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