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근형이 방송에 나와 죽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에 출연 중인 배우 박근형과 손숙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들은 함께 연극을 하고 있으며, 연기 경력이 도합 120년이 넘어가는 노장이다.
이날 박근형은 "오래 간직해온 사진들을 모두 정리했다"며 "내가 하는 일이 옳은지, 정도(正道)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공연 사진 같은 걸 가족들에게 남겨주는 게 부담이 될 것 같다"며 "홀가분하게 가야 하니까 용감하게 전부 소각하거나 절단해서 버렸다. 다 정리했다"고 밝혔다.
박근형은 "홀가분하기보다는 아깝다. 하지만 아무리 나에게 좋고 귀한 거라고 '간직해달라'고 하는 게 쉽지 않다"며 "자식들이 그거 챙기기도 어렵다. 내 대는 내가 정리하고 가는 게 낫다"고 했다.
또 "공연 기록이나 사진들은 신문사에도 남아 있다. 세대는 계속 바뀌는 법이고, 내 기록을 억지로 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소멸하고 없애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손숙도 "그거 남겨서 뭐 하겠냐. 나는 정리 다 했다. 사람이 죽고 나면 유품 정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거 같더라.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그런 부담을 안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이 많다"며 "어느 성당에 납골당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깨끗하다고 해서 딸과 가봤다. 환하고 밝아서 마음에 들어서 분양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 나면 한 번씩 '우리 집 잘 있나'하고 가본다. 관리인에게 가끔 '늦게 와서 죄송해요'라고 하면 '천천히 오세요'라고 한다"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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