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진 PD, 최용수 감독. 사진|쿠팡플레이
[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축구는 전쟁이다. 대규모 세계전쟁 대신 인류는 축구로 공격성을 해소하고 있다. 전쟁을 치루지 않는 기간엔 축구 선수들이 진정 전쟁 군인이다.
동족을 대표해 싸우는 전쟁에 이야기는 필수적으로 따라온다. 쿠팡플레이 본격 축구 예능 ‘슈팅스타’는 이 지점을 짚었다. 단순히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그려낸다. 드론과 바디캠이 포착한 선수들의 숨소리, 몸이 부딪치는 소리, 그라운드를 가르는 열정 등 축구의 생생한 매력을 오롯이 담아낸다.
‘슈팅스타’ 연출을 맡은 조효진 PD는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에 축구라는 게 매력적인 소재이고 저도 기존 프로그램들을 재미있게 봐왔다. 그 와중에 다른 점은 진정성 있는 축구 리얼리티를 담아보려는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첫 회엔 감독님의 재미있는 멘트들이 되게 많았는데 첫 회엔 많이 뺐다. 보신 분들은 다르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런 방향이 통하지 않았나 싶은 게 ‘진지한 축구’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때 축구계를 호령하던 은퇴 영웅들을 그라운드에 다시 소환했다. 몸이 부서져라 골대를 지키는 김영광, 필드 위에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염기훈, 여전히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내는 현영민 등이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다시 공을 차며 현재의 자신과 싸운다.
조 PD는 ‘진지한 축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섭외에 공을 들였다. 그퇴한 선수들이지만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들, 그들과 맞서 싸울 상대팀 역시 ‘진짜 선수들’로 구성하고자 했다.
조효진 PD는 “박지성 단장님은 여러 상황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슈팅스타’의 취지에 깊이 공감했다. 축구 경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소통하며 경기가 진행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단장님이 아니었다면 이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박지성은 매회 유소년 선수들이 레전드들과 함께 필드를 누비도록 강하게 주장했다. 제작진조차 우려했던 시스템이었지만, 박지성의 강한 믿음은 결국 프로그램의 중요한 축이 됐다. 조효진 PD 역시 박지성의 생각에 감화됐다.
조효진 PD는 “연출자 입장에서는 기존 선수들만 담기도 버거운데 유소년 선수들까지 나오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박 단장님은 유소년들이 레전드들과 함께 뛰는 경험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유소년들이 축구를 배우고 꿈을 키워가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중요한 메시지가 됐다”고 밝혔다.
조효진 PD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훌륭한 감독으로 최용수를 떠올렸다. 최용수 감독은 선수 시절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지도자로서도 굵직한 업적을 남긴 전설이다.
최용수 감독은 프로그램 속에서 그가 가진 축구에 대한 진지함과 필드 밖에서 터지는 유머를 동시에 선보이며 균형감을 맞춘다. 처음엔 예능 축구라며 선을 긋던 최 감독 역시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듣고 출연을 결심했다.
최용수 감독은 “얘기를 들어보니 진짜 축구를 치열하게 다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 필드 위에서 서로 부딪치고 이겨내는 모습들을 보면 누구라도 이 프로그램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프로그램이 공개된 후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슈팅스타’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 시청자는 “30대 주부인데 축구를 몰랐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게 됐다. 금요일이 기다려진다”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조효진 PD는 “축구는 결국 인생의 축소판이다. 한 골을 넣고 기뻐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경기력이 흔들리며 고통받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선수들의 이야기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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