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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어린 시절 매향리의 폭격소리,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주고파"

온카뱅크관리자

2024-11-24 14:33:0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인터뷰] 2024벽산희곡상 희곡상 받은 김윤식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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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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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연기를 전공했지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극작가로 전문사 과정에 재입학한 학도가 있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가 작가로 입문한지 4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해마다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창작산실'에서 두 번의 수상에도 모자라 공연계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연극제에서 4관왕을 거쳐 최근에는 벽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2024벽산예술상'에서 희곡상을 받았다."
 </blockqu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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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아트선재센터 아트홀에서 '2024벽산예술상'을 수상한 극작가 김윤식의 이야기이다. 올해 벽산예술상은 희곡상의 김윤식 작가를 비롯해 음악상에는 독일 베를린 스튜츠카펠레 악장으로 활동 중인 이지윤 바이올리니스트가, 미술상은 제니 지은 리 작가의 '블루 도징, 2022'(Blue Dozing, 2022)가, 특별상 윤영선연극상은 송김경화 극작·연출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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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연극계에서 대표적인 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벽산예술상 희곡상의 열네 번째 주인공으로 김윤식 작가의 &lt;묵티&gt;가 선정됐다. 지난 3월 공모를 거쳐 총 138편이 접수됐는데, 3개월이 넘는 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선정작으로 탄생됐다. 당시 이 작품이 선정된 배경을 두고 심사위원단은 이렇게 이유를 밝혔다.
 "작가들의 고민 지점이 사회적 고립, 포스트 휴먼, SF 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 심의에 올라온 작품들이 평균 이상의 성취도를 보여줬기 때문에 한 작품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윤식 작가의 &lt;묵티&gt;는 이주, 차별 등의 주제를 인문학적 연고를 바탕으로 상대주의, 다각적인 관점에서 진지하게 다루었다. 사회적 주제를 신화와 연결 지어 심도 있게 성찰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1993년생인 김윤식 작가는 &lt;고인돌 위에 서서&gt;(극단 동), &lt;띨뿌리&gt;(극단 수), &lt;달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gt;(극단 비밀기지), &lt;애도의 방식&gt;(극단 비밀기지) 등을 각색했으며, &lt;띨뿌리&gt;로 2021년 아르코 창작산실 대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2023년 서울연극제 희곡상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lt;몸 기울여&gt;로 2024년 아르코 창작산실 대본 공모 수상을 하기도 했다. 김윤식 작가의 &lt;묵티&gt;는 벽산문화재단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이 지난 2022년부터 맺은 업무협약(MOU)를 바탕으로 2025년 가을경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배우의 꿈을 접고 극작가로
 지난 2021년 창작산실과 2023년 서울연극제 희곡상을 수상한 &lt;띨뿌리&gt;는 지난 22일부터 오는 12월 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구태환 연출로 연극 작품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GOD의 멤버인 데니안이 배우로 컴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lt;띨뿌리&gt;(극단 수)는 미군의 폭격 훈련으로 고통받았던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번 연극은 단순한 에피소드를 넘어, 전쟁의 상처와 평화를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어 주목을 받는다. 특히 김윤식 작가가 원작에서 고심했던 폭격 소리를 생생하게 완벽하게 재현하여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뿐 아니라 전쟁의 참혹함을 오롯이 전달됐다고 평가받는다. 개막 이후 연일 매진 행진을 보이고 있는 화제의 작품을 쓴 김윤식 작가를 공연이 시작된 지난 22일에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윤식 극작가는 연기를 전공했지만 끝내 그 분야에서 적성을 찾지 못했다. 그만큼 연기를 지속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의 시간은 길어졌다. 본인도 처음에는 좋아서 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단다. 그렇게 생각할 즈음에 코로나19가 터졌다. 그가 준비하던 공연도 점차 취소되면서 그의 생계에도 이상이 생겼다. 방에만 갇혀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까 사람의 존재가 작아지는 것을 느꼈다. 심지어는 나쁜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한 번이라도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걸 해보자."
 그때 그에게 의미가 있어 보였던 게 '글 쓰는 일'이었다. 그래서 전공이 그렇다 보니 가장 가까웠던 희곡을 쓰게 되었다. 그렇게 한 편이라도 다 쓰고 나면 어떤 의미가 찾아질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그런데 한 편을 다 쓰고 나니까 더 쓰고 싶어졌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고, 더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을 만큼 욕심이 커져갔다.
 그는 작가로 입문한지 4년 만에 대단한 성과를 보였다. 아르코 창작산실에서 두 번의 수상과 서울연극제 4관왕을 거쳐 최근에는 벽산예술상을 수상하기까지. 누구에게는 한 번도 어렵다는 수상 소식이 해마다 이어지고 있는 비결이 궁금했는데, 정작 본인은 시대적 흐름과 운이 맞닿았다고 겸손을 보인다. 지난 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근황을 들려줬다.
 "이제 막 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작품을 쓰기 위해서 자료 조사를 다니고 있어요. 아주 오랫동안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주제였고, 사실 실제 한 번 습작으로 써보기도 했었어요. 이번에 자료 조사를 하면서 다시 쓸 용기를 얻었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것은 오히려 쓰기가 어렵더라고요. 소재는 인천유나이티드의 서포터즈(파랑검정)입니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준비하고 있긴 한데 이걸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어쩌면 혼자만 간직하고 끝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너무 사랑하는 팀의 이야기라..."
 어린 시절 경험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첫 작품
 이번에 공연하는 &lt;띨뿌리&gt;(11월 22일~12월 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는 매향리 폭격장 반대운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가 자신의 첫 희곡으로 매향리를 선택한 이유는 언젠가 꼭 써보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고백했다. 사실 자신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꼭 한 번 이 이야기를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단다. 하지만 이번 작품이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자신이 직접 겪었던 사건에 기반하여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이 오랫동안 겪었던 사실을 보여준 작품이 완성됐다는 점이다. 덧붙여 그가 어렸을 적에 실제로 살았던 매향리에 대한 추억이나 특별하게 기억나는 일을 이렇게 들려줬다.
 "그곳(매향리)은 제가 아주 어렸을 적에 실제로 살았던 곳이에요. 그리고 초등학교 때는 매향리를 떠나서 근처 마을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친척들은 아직 매향리에 많이 사시니까 그곳에 놀러 가면 항상 포탄 소리와 진동을 느꼈습니다. 또 매향리에서 이사를 갔어도 그곳과 가깝다 보니까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항상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지나가서 말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묘사하고 싶었던 장면은 '소리'였다. 지금부터 불과 20년 전까지 경기도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얘기하면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 답답했다. 그래서 작가는 실제로 겪었던 일이니 더욱 믿어 달라는 바람을 담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작품에서 폭격 소리에 관한 것을 더욱 자세하게 묘사하는데 주력했다. 사실주의에 기반한 작품으로 읽는 이와 보는 이의 마음을 동화시키는 연극 &lt;띨뿌리&gt;는 준비 과정도 탄탄하게 흘렀다. 아르코 창작산실을 통해 작품이 세상에 나왔고, 이번 벽산예술상으로 빛을 보았다면 맞을까. 이번 공모나 경쟁은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했다.
 "극작가 혼자서 작품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원사업을 받는 것도 팀을 꾸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작품을 보여줄 통로가 적다 보니 이렇게 공모를 많이 내게 됐네요. 또 공모가 있으면, 마감일이 있잖아요. 공모 마감일에 맞춰 쓰다 보면 어떻든 쓰게 되는 경우도 생겨서 좋은 면(?)도 있는 거 같아요.(웃음)"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4아르코 창작산실 대본공모 에서 &lt;몸 기울여&gt;로 두 번째 수상을 했다. &lt;몸 기울여&gt;는 연쇄살묘사건를 추적하는 한 인물이 추적하는 중에 감춰진 폭력과 과거를 마주하는 작품이다. 김윤식 작가는 일단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지원을 했는데, 통과되면 지난 10월에 &lt;애도의 방식&gt;이라는 공연으로 호흡을 맞췄던 신진호 연출과 함께할 예정이다.
 "희곡이 무대 위로 완성되는 과정 기대돼"
 배우를 벗어나 작가로서의 의지를 보였던 김윤식 작가에게 최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소식이 남다르게 들려왔을 것이다. 근래에 보기 드물게 전 국민이 문학에 관심이 높아졌는데, 그것은 소설에 대한 관심이라며, 희곡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현실을 아쉬워했다. 시, 소설, 수필, 희곡과 더불어 문학의 4대 장르 중 하나로 인식되는 희곡도 문학에서 중요한 뿌리인데 한강 작가가 세상으로부터 주목받는 최근의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질문을 던졌다.
 "희곡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지 못하는 문학 장르죠. 희곡을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상대적으로 많이 적으니까요. 많은 분들이 희곡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의 상황으로는 극작가가 나오기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문학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맞지만, 소설이라는 장르에 국한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희곡이라는 장르가 가진 인간적인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힘을 한 번씩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2025년 가을경에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는 &lt;묵티&gt;는 연근 밭에서 일하는 신들의 이야기이다. 그 신들은 모두 이주민, 이주노동자인데, 신의 모습으로 한국 땅에서도 가장 낮아 물이 고이는 연근 밭에서 일을 한다. &lt;묵티&gt;는 힌디어로 자유, 해방, 열반을 의미한다. 또한 힌두 문화권에서는 사람의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서 묵티는 실체가 있는 존재이자 실체가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 신들은 그런 묵티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만나기도 하고, '묵티'가 되기도 한다. 그가 내년 공연을 앞두고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드러냈다.
 "무엇보다 기대하는 점은 희곡이 무대화됐을 때의 모습을 상상합니다. 처음에는 희곡이 무대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희곡상을 거쳐 연출가, 배우와 함께 대학로예술극장이라는 대학로에 있는 중심 극장과 좋은 시스템 속에서 작품이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이 저 같은 극작가에게는 가장 기대가 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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