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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3대에 걸친 테니스 사랑…장호(長湖)가 남긴 살아 있는 발자취

온카뱅크관리자

2024-10-05 11:56:00

<div>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4/10/05/0000010162_001_20241005115816958.png" alt=""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고 있는 ITF 홍종문배 국제주니어대회 모습. 한국 주니어 유망주의 기량 향상을 위해 올해 신설됐다. 테니스코리아 제공 </div>한국 테니스는 &lsquo;장호&rsquo;라는 두 글자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합니다. &nbsp; 장호는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1912&sim;1999)의 아호입니다. 대한제분 회장, 조흥화학 명예회장 등을 역임한 홍 전 회장은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을 두 차례(6대, 13대) 맡으며 테니스 발전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1957년 장호배 주니어대회를 창설해 지난해까지 해마다 개최해 67회에 이르렀습니다. 홍 전 회장은 1971년 9월 1500만 원의 사재를 희사해 장충테니스코트를 완공하도록 했습니다.&nbsp; &nbsp; 장호배는 70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한국 테니스 스타의 산실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장충테니스코트 개장식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lsquo;8면의 코트 중 메인 코트에는 스탠드까지 갖춘 국제 규모&rsquo;라거나 &lsquo;코트 난에 허덕이는 국내 테니스계가 발전적인 기틀을 갖춘 셈&rsquo;, &lsquo;여러 곳에서 흩어져 열리던 각종 대회를 한 곳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됐다&rsquo;라는 등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한국 테니스의 성지가 마련된 것입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4/10/05/0000010162_002_20241005115816986.png" alt="" /> &lt;사진&gt;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은 테니스를 건강 유지의 비결로 꼽았다. 동아일보 지면 캡쳐. 장충테니스코트는 홍종문 회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장충 장호 테니스장으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습니다. 장충테니스코트의 개장 후 1회 대회는 아시아주니어대회였습니다.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월남 인도네시아 홍콩 인도 등 8개국 총 66명의 선수단이 출전하는 대회를 위해 완공을 서두르기도 했죠. 첫 무대가 아시아 주니어대회였다는 점이 장호배 개최의 취지와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nbsp; 이러한 홍종문 회장의 테니스 헌신은 후손에게도 계승되고 있습니다. 1999년 홍 회장 타계 후에는 장남인 홍순모 계동산업 회장이 뒤를 이어 장호배를 열어 왔습니다. 홍순모 고문의 동생인 홍순용 장호테니스재단 집행위원장도 아버지와 형님처럼 테니스를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주니어대회가 열리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현장을 찾아 유망주 발굴에 애를 썼습니다. &nbsp; 이제 테니스는 그들의 가업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홍종문 회장의 손자이자 홍순모 고문의 아들인 홍준표 그린제약 대표가 한국 테니스의 &lsquo;키다리 아저씨&rsquo;를 자처하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lt;사진&gt;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테니스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아들 홍순모 계동산업 회장과 손자 홍준표 그린제약 대표 부자(父子). 테니스코리아 제공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고 있는 2024 ITF 홍종문배 국제 주니어대회는 3대에 걸친 테니스 사랑이 빚어낸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nbsp; 올해 신설된 이번 대회는 국제테니스연맹(ITF)이 주관하는 주니어대회 가운데 3등급에 해당하는 J100 대회입니다. 차세대 주역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대거 출전했습니다. 홍순용 위원장은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토너먼트 디렉터를 맡아 꼼꼼히 챙기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 역시 틈나는 대로 대회 현장을 지키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lsquo;미래의 Grand Slammer 오늘부터 도약하자!&rsquo;라는 대회 슬로건은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3대 후손들의 단톡방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4/10/05/0000010162_003_20241005115817043.jpg" alt="" /> &lt;사진&gt; ITF 홍종문배 국제주니어대회 슬로건인 &lsquo;미래의 Grand Slammer 오늘부터 도약하자!.&rsquo; 홍준표 그린제약 대표 제공 홍준표 대표에 따르면 장호 테니스의 가장 큰 사업 목표는 국내 주니어 테니스 선수 육성이고 ITF 주니어 랭킹 100위 이내에 10명 이상의 한국 선수가 진입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홍 대표는 &ldquo;J100 등급의 외국 선수들의 참가로 국내 주니어 선수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게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더 높은 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려 했다&rdquo;라고 말했습니다. 홍 대표는 또 &ldquo;3대에 걸쳐 대회를 개최하면서 대회 전후로 가족들이 모일 기회가 많아져 가족 간의 유대감이 더 돈독해진다&rdquo;라며 웃더군요.&nbsp; &nbsp; 홍준표 대표는 조부인 홍종문 전 회장과의 추억도 생생히 떠올렸습니다. &ldquo;조부님과는 제가 초등학교 때 주말이면 테니스를 함께 친 기억이 있고 아버님(홍순모 회장)과는 1990년대 후반 데이비스컵 스위스전 때 함께 스위스로 가서 한국팀 응원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께서 단장 자격으로 가셨는데 전영대 감독, 선수로는 이형택, 윤용일, 김남훈 선수가 참여해서 한 숙소에서 한솥밥 먹던 기억이 있습니다.&rdquo; &nbsp; 홍준표 대표의 회상처럼 홍종문 전 회장은 테니스인을 친가족처럼 여겼습니다. 홍종문 전 회장의 별세 이후에도 자손들의 테니스 지원은 전혀 식지 않았습니다. 유산 40억 원으로 2000년 &lsquo;재단&rsquo;을 만들어 테니스 후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홍순모 회장은 장호배가 열릴 때면 서울 종로구 체부동의 &lsquo;장호 테니스 기념관&rsquo;에 선수 전원을 초대해 호텔급 식사로 리셉션을 베풀기도 했습니다. 홍순모 회장은 &ldquo;테니스는 다른 어떤 운동보다 엄격한 예절의 경기다. 나이 어린 선수들이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 자체가 에티켓 교육이 된다&rdquo;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nbsp; &lt;사진&gt; 장호배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한 정현. 정현은 형 정홍에 이어 형제 챔피언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테니스코리아 제공 과거 필자는 장충코트에서 열린 장호배 대회에 취재를 자주 갔었습니다. 한창 클 나이인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밥차를 동원하기도 하고 홍종문 전 회장의 후손들이 많이 나와 배식하거나, 대회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nbsp; 홍종문 전 회장의 부인인 이순옥 여사(2019년 별세)는 1957년 첫 대회 이후 40년여년 간 초청 선수들은 집에서 먹이고 재우며 친손자처럼 대하기도 했습니다. 대회 때면 손자&middot;며느리 등 가족 20여 명이 선수 뒷바라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여사는 대회 기간 중 직접 코트에 나와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홍순모 회장은 &ldquo;아버지가 선수들을 직접 보살피는 것을 본 나로서는 테니스 후원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rdquo;라고 말했습니다.&nbsp; &nbsp; 이번 대회는 1988 서울올림픽을 비롯해 과거 ATP 투어와 WTA 투어가 개최된 한국 테니스의 메카입니다. 슈테피 그라프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최초로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테니스 유망주에게 &lsquo;꿈의 무대&rsquo;를 밟았다는 뜻깊은 추억을 제공할 것입니다. &nbsp; 1978년 2월부터 1980년 10월까지 두 번째로 테니스협회 회장직을 수행한 홍종문 전 회장은 무엇보다 꿈나무 발굴과 지원에 기울였습니다.&nbsp; &nbsp; 1978년 2월 조선일보와 회장 취임 인터뷰에는 당시 31세 선수였던 양정순 현 한국여자테니스연맹 전무와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1965년 2월부터 1971년 1월까지 대한테니스협회장을 맡은 뒤 두 번째로 테니스협회 수장에 오른 소회를 밝혔습니다. 양정순이 묻고 홍 전 회장이 답하는 형식의 대담에서 홍 전 회장은 &ldquo;부쩍 늘고 있는 테니스 인구에 비해 경기 인구(선수)가 이에 따르지 못하는 그것은 뭔가 잘못돼 있어. 이런 선수들 발굴과 지원에 협회의 온 힘을 쏟겠고 이들을 가르칠 지도자들이 정체 상태라면 얘기는 원위치로 돌아가. 해보려는 코치들은 과감히 외국에 보내겠어&rdquo;라고 말했습니다. &lt;사진&gt;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자비를 들여 건립한 장충테니스코트.&nbsp; 장충코트를 자비로 만든 뒤 협회에 헌납한 것에 대해서도 홍 전 회장은 오히려 겸손하기만 했다. &ldquo;나 혼자 한 일이 아니야. 체육회 이종갑 부회장, 장상태 씨(동국철강 사장) 등이 적극 도와주셨기에 성사를 본 것이다. 서울시의 5억원 넘는 땅에 1000여만원 쓴 것을 헌납이라니.&rdquo; &nbsp; 양정순이 매일 장충코트에서 연습할 때마다 홍 전 회장의 고마움을 느낀다며 &ldquo;선수들에게 해외 전지훈련 혜택을 골고루 주십시오&rdquo;라고 부탁하자 홍 전 회장은 &ldquo;탈(脫)아시아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그 길밖에 없지&rdquo;라고 선뜻 답변했다는 내용도 나옵니다.&nbsp; &nbsp; 홍 전 회장은 테니스협회 회장 시절인 1979년 김춘호 전창대 전영대 등을 선발해 사상 최초로 데이비스컵 본선 진출의 쾌거를 엮어냈습니다.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주도한 홍 전 회장의 혜안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 결과였다는 게 테니스계의 중론입니다.&nbsp;이 기사가 나온 지도 46년이나 흘렀지만 한국 테니스의 현실은 여전히 그 당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답답하기만 합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4/10/05/0000010162_004_20241005115817072.jpg" alt="" /> &lt;사진&gt; 정현의 호주오픈 4강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모인 홍순모 계동산업 회장과 노갑택 명지대 교수와 정현, 임용규 등은 장호배 우승자 출신이다.&nbsp; &nbsp; 그나마 홍 전 회장의 바람대로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1980년대 일찌감치 미국으로 지도자 연수를 다녀와 선진 테니스를 익히고 돌아와 박성희, 전미라, 조윤정, 이형택 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 테니스의 국제 경쟁력을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ATP 단식랭킹 200위 이내 한국 선수로는 홍성찬(141위) 한 명 이름만 보입니다. WTA 투어 단식 랭킹에서 한국 선수 최고 랭킹은 장수정의 222위입니다. 반면 일본과 중국 선수들은 100위, 200위 이내에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nbsp; 2030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 동호인 열기가 뜨거워졌지만, 엘리트 선수의 기량 저하가 일어나는 현상은 마치 1980년 전후로 되돌아간 것 같습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지난 8년 동안 제 역할을 못 한 탓도 큽니다. 홍종문 전 회장과 같은 큰 어른이 절실했습니다. 최근에는 주원홍 전 회장이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됐는데도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테니스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는 만행에 가까운 조처를 해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테니스인들은 관리단체 계속 지정 여부를 결정할 법원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nbsp; 요즘 장호배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는 해외 출전 경비를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출발이 어쩌면 홍종문 전 회장의 가슴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nbsp; 다만 홍종문컵 국제주니어대회 기간이 ATF 14세 이하 안동 국제주니어대회, 제105회 경남 전국체전 일정과 겹치면서 상당수 선수가 불참한 대목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ITF 주니어 랭킹을 안방에서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외면한 것이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언제 우물 안 개구리를 면할 수 있겠습니까. WTA 투어 코리아오픈 토너먼트 디렉터인 이진수 JSM 대표는 &ldquo;어린 선수들이 ITF 주니어대회에 도전할 수 있도록 사고를 바꿔줘야 한다. 강한 선수들과 맞붙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프로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ITF 주니어대회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dquo;라고 지적했습니다. &nbsp; 이번 국제대회를 마친 뒤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강원 양구에서 제68회 장호 홍종문배 주니어대회가 개최됩니다. 지난해 대회를 개최한 장충테니스장은 코트에 균열이 많이 일어나 대회를 치를 수 없는 상태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장충테니스장은 수익성 개선이라는 핑계로 2009년부터 민간사업자에게 위탁 운영되면서 과거 한국 테니스의 요람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시장 오세훈), 서울시 체육회(회장 강태선-블랙야크 회장) 등 관계자들이 장충코트 정상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lt;사진&gt; ITF 홍종문배 국제주니어대회 창설을 주도한 홍순용 장호테니스재단 집행위원장. 테니스코리아 제공 장호배가 배출한 테니스 스타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한국 테니스 세계 진출 1호로 꼽히는 이덕희는 1971년 장호배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습니다. 이덕희는 1978년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른 뒤 홍종문 당시 대한테니스협회장의 축하를 받았습니다, 이덕희는 홍종문 전 회장처럼 자신의 이름을 딴 국제테니스대회를 열고 있죠. 선한 영향력을 보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김일순은 1984년과 1985년 2년 연속 결승에서 이정명(작고)을 꺾고 우승했습니다. 중학생이던 필자는 당시 이 경기를 보러 장충코트를 찾았던 기억도 아직 생생합니다.&nbsp; &nbsp; 한국 선수 최초로 ATP투어 우승 기록을 세운 이형택은 1993년 대회 결승에서 정성환에게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요즘은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윤종신의 부인 전미라는 1993년과 1994년 2연패를 달성했죠. 조윤정은 1996년 우승자입니다. 홍다정은 2001년부터 3연패를 달성했고 전웅선은 2003년과 2004년 정상에 올랐습니다. 4연패를 이룬 임용규는 장호배가 만든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정현(2014년) 권순우(2015년) 정윤성(2016년)은 장호배를 통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죠. 백다연(NH농협은행)은 정자중 3학년때부터 중앙여고 3년 동안 모두 우승해 4연패의 위업을 이뤘습니다. &nbsp; 1981, 1982년 이 대회 우승자인 노갑택 명지대 감독은 &ldquo;큰 선수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 준 고마운 존재다&rdquo;라면서 &rdquo;홍순용 회장님이 직접 메이저 대회를 꾸준히 참관하시면서 우리 주니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기 위해 어떤 대회가 필요한 지 오랜 고민 끝에 국내대회에 안주하지 않고 국제대회를 성사시켰다&ldquo;라고 말했습니다. 노 교수는 또 &ldquo;3대째 이어지는 장호재단의 테니스 사랑과 관심에 테니스인의 한사람으로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정말 한국 테니스 발전에 큰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rdquo;라고 평가했습니다.&nbsp; &nbsp; 홍종문 전 회장은 70세를 앞두고 대장암 수술을 받았지만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그 소생의 원천으로 홍 전 회장은 40세 때 뒤늦게 라켓을 잡기 시작한 뒤 30년간 계속하고 있는 테니스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동아일보 기사에서였지요. 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그는 72세 나이에도 하루 3세트의 복식경기를 거뜬히 치러냈습니다.&nbsp; &nbsp; 테니스 입문자들을 향한 조언도 재미있습니다. 요즘 표현으로 &lsquo;테린이&rsquo;라 남의 눈총을 받더라도 굽힘 없이 자꾸 귀찮게 달라붙어서 끈질기게 첫 3,4년을 넘겨야 실력이 는다는 것이죠. 홍종문 전 회장은 &rdquo;나는 자꾸 초보자들에게 &lsquo;지금보다 열 배는 더 염치없이 굴어야 한다&rsquo;라고 충고할 때가 많다&ldquo;라고 말했습니다. 못 친다고 쭈뼛쭈뼛하다 보면 테니스 흥미를 잃어 관두고 싶기 싫기 마련이죠. 일단 얼굴이 두꺼워야 고수로 가는 지름길인가 봅니다. 테니스 파트너로는 성실한 사람을 고르라는 얘기도 자주 했습니다. &nbsp; 과거 에피소드 몇 가지만 소개했을 뿐인데 홍종문 전 회장에 이어 그 후손이 한국 테니스의 남기고 있는 발자취는 깊고 넓은 것 같습니다. 마치 &lsquo;큰 호수&rsquo;라는 의미를 지닌 홍 전 회장의 아호인 &lsquo;장호(長湖)&rsquo;처럼.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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