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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천억 써 만든 걸 공청회 한 번에”…세운상가 공중보행로, 개통 2년 만에 ‘철거 운명’

온카뱅크관리자

2024-10-01 07: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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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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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HZvT3wkP8p"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김은숙(41)씨 가족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걸으며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금천구에서 온 김씨는 “오늘 처음 왔는데 오래된 간판 같은 것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고 느낌 있는 것 같다. 철거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2494dcnc.jpg" data-org-width="970" dmcf-mid="xit5BlIiP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2494dcnc.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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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41)씨 가족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걸으며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금천구에서 온 김씨는 “오늘 처음 왔는데 오래된 간판 같은 것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고 느낌 있는 것 같다. 철거된다면 아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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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dmcf-pid="Kk7c0rEQQV" dmcf-ptype="general">“(공중보행로) 기껏 돈 들여 만든 거 놔두지. 없애려고 또 세금 쓰고. 헛짓거리지.”</p>
          <p dmcf-pid="9QTPhexp82" dmcf-ptype="general">지난 25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의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에서 만난 청소노동자 이아무개(56)씨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여기 비둘기 똥이 많지. 담배 피우고 꽁초도 많아. 그거나 단속 좀 하지.” 8년 전부터 청소 일을 하는 이씨는 2년 전 보행로가 생기면서 이곳을 이용해 세운상가, 청계상가 등 다른 상가 건물로 이동한다.</p>
          <p dmcf-pid="2to1JpFO69" dmcf-ptype="general">1970년대 전자산업의 중심지였던 세운상가에 있는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에서 청계·대림상가, 삼풍상가·피제이(PJ)호텔, 인현·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다리다. 길이는 1㎞로, 종묘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남북 보행축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인 2016년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됐으며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사업비는 1109억원 수준으로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했다.</p>
          <p dmcf-pid="VN0a1kj4xK" dmcf-ptype="general">이날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주민들, 상가 사진을 찍는 대학생들 등이 공중보행로를 걷고 있었다. 을지로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소정(35)씨는 일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이 보행로를 이용한다고 했다. 김씨는 “아래쪽에는 차가 많고 횡단보도도 있는데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면 그냥 쭉 걸어가니 편하다”며 “점심때는 커피 사 들고 회사 사람들과 산책할 겸 여기 와서 걷는다”고 했다. 주말에는 ‘핫플’(핫플레이스)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잦다.</p>
          <p dmcf-pid="fYRWPZGkxb" dmcf-ptype="general">개통 2년 만에 공중보행로는 철거될 운명이다. 서울시는 우선 삼풍상가부터 피제이호텔로 이어지는 양쪽 약 250m 구간의 다리를 내년에 철거한 뒤 나머지 구간(750m)은 향후 세운상가를 허물 때 함께 철거할 예정이다. 철거 이유는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행량이 2017년 서울시 계획 당시 예측치의 11% 수준인 하루 1만1731건에 그치는 등 보행자 수가 많지 않아서다. 앞으로 서울시는 세운상가 주변 지역에 고층 업무용 건물과 주거 단지,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고, 세운상가를 비롯한 7개 상가가 일렬로 줄지어 있는 구역을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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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link_figure"><img alt="29일 오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의 모습.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3955behz.jpg" data-org-width="970" dmcf-mid="ylrDTndz4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3955behz.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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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의 모습.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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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8IVObSCn6q"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공중보행로에서 본 세운상가 건물. 허윤희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5404qgur.jpg" data-org-width="970" dmcf-mid="WsEDTndzx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5404qgur.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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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보행로에서 본 세운상가 건물.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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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68l4Ox6F4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29일 오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의 모습.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7117edoq.jpg" data-org-width="970" dmcf-mid="YEQxNbzT8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0/01/hani/20241001070517117edoq.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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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의 모습.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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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dmcf-pid="PS6lVWvax7" dmcf-ptype="general">서울시는 지난 23일 공중보행로 철거 계획과 관련해 주민 공청회를 열었지만 상인들은 “제대로 홍보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석탑(64) 세운상가시장협의회 총회장은 “주민 의견 듣는다고 공청회 한다면서 (우리 쪽에는) 연락도 안 하고 그날 공청회 하는 줄도 모르고 다음날 뉴스에 나온 걸 보고 알았다. 옆에 상가 회장도 공청회 날짜를 몰라 못 갔다”고 말했다. 30년 전부터 전파상을 운영하는 김아무개(68)씨는 “1천억원 넘게 들여 만든 걸 없앤다면서 한번 공청회 하고 끝내는 게 말이 되냐. 그나마 보행로가 여러 상가 이어줬는데 그걸 끊어버리면 이동하기 불편해 사람들이 더 안 올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p>
          <p dmcf-pid="QFApgquS6u" dmcf-ptype="general">저녁 7시가 넘어가자 어둠이 깔렸다. 전자상점들의 불이 하나둘 꺼졌다. 보행로가 연결된 대림상가 3층은 유독 환하게 밝혀졌다. ‘을지로 하늘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개성 있는 카페와 식당 등이 들어서며 엠제트(MZ) 세대들의 핫플로 떠오르는 곳이다. 이 길에는 가게 앞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책방이나 갤러리, 상점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3년 전 대림상가에 가게를 꾸린 김아무개씨는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공간인 이곳은 역사성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직업군이 모여 있는 소셜믹스의 공간”이라며 “최근 몇년 사이엔 젊은 예술가들과 자영업자들이 들어와 낡음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또 다른 풍경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p>
          <p dmcf-pid="x5aFnu0C4U" dmcf-ptype="general">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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