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24강전 제4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이창석 九단 / 黑 구쯔하오 九단
<총보>(1~150)=누구에게나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그렇더라도 한국 12위 이창석이 당시까지 2회나 세계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던 구쯔하오를 꺾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이창석의 LG배 본선은 26회 대회 이후 3년 만이자 두 번째다. 당시 1회전서 탈락했으니 이 바둑은 그에게 LG배서 거둔 첫 승리인 셈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국 내용이다. 이창석은 초반부터 기백 넘친 수법으로 주도권을 잡아갔다. 77, 79의 강수에 80의 대응이 완벽했다(81로 참고도는 흑이 나쁘다). 승부는 종반에 갈렸다. 106~112로 흑을 두 동강 낸 뒤118의 묘수로 승리를 굳힌 것. 최규병 LG배 해설위원은 “백의 완승보”라며 이창석의 운영 능력을 극찬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以柔制剛)고 했다. 이창석은 유연한 기풍으로, 구쯔하오는 싸움꾼으로 분류된다. 둘 간 상대 전적서도 이창석이 3승 2패로 한발 앞서가게 됐다. 하지만 이창석은 이어진 2회전서 커제와 8강을 다툰 끝에 석패, 기세를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13185, 136 142 148…116, 139 145 150…133, 150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40분, 흑 3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