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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총·칼·활만 바라볼 때… 우린 묵묵히 뛰었습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8-08 05:01:00

불모지 종목 개척 중인 선수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4/08/08/0003851265_001_20240808050109808.jpg" alt="" />지난 7월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육상 경보 남자 20㎞에 출전한 대한민국의 최병광이 파리 에펠탑 인근 경보 경기장에서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승마 마장마술에 나선 황영식(34)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각) 최종 순위 34위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숫자는 초라했지만 큰 의미가 담겼다. 1988 서울 올림픽 서정균(10위) 이후 마장마술 한국 최고 성적이었다. 그 뒤로 아예 올림픽 출전조차 못 하던 이 종목은 2008 베이징 올림픽 20년 만에 최준상이 출전, 예선 최하위(46위)를 기록했다.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인 김동선이 2016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에 잇따라 출전했으나 각각 중도 포기, 역시 최하위(56위)에 머물렀다. 황영식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1년 전 함께하던 말 블루베리 드림이 갑작스레 죽는 바람에 난항을 겪었다. 말과 호흡이 중요한 승마 종목에서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황영식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새로운 말 델몬테를 만나 준비한 끝에 파리에서 나름 의미 있는 성적을 거뒀다. 황영식은 “델몬테가 잘 따라와줘서 너무 고맙다. 지금까지 배운 걸 모두 동원해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며 “승마라는 종목을 정말 사랑하는 분이 많다. 우리 종목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냈을 때 수영 불모지에서 나온 ‘깜짝 스타’라 불렸다. 하지만 그 이전에 꾸준히 올림픽 수영에 나섰던 우철이 있었다. 그는 2000 시드니 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7위에 자리했다. 박태환 이전 한국 기록이었다. 역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했고, 이번 대회 메달에 도전하는 우상혁도 한국 육상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선수로 여겨졌지만 이 종목에서도 1996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 8위까지 올랐던 이진택이 있었다. 이들은 당시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불모지에 꾸준히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터득한 경험을 후대에 물려준 끝에 스타들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파리에서도 척박한 땅을 묵묵히 밭갈이 중인 선수들이 있다. 요트 남자 레이저급 1인승 딩기 하지민(35)은 지난 4일까지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1∼8차 레이스를 합쳐 벌점 140을 쌓아 26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하지민은 아시안게임 3연패(連覇)를 달성하면서 아시아는 제패했지만 세계 무대에선 늘 도전자였다. 지난 4번 올림픽에서는 꾸준히 성적을 높였다.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8위-24위-13위를 기록한 데 이어 도쿄에서는 7위라는 한국 역대 최고 순위에 자리했다. 이번엔 지난 대회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7차 레이스에서 한국 요트 단일 레이스 최고 성적인 1위를 차지하는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민은 “경기에서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일종의 사회적 기여라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다음 요트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라고 했다. 경보는 뛰고 싶은 욕구를 참아내고 끝없이 걸어야만 하는 종목이다. 경보 남자 20㎞ 최병광(33)은 지난 1일 폭우로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한 경주에서 42위(1시간22분04초)로 대회를 마쳤다. 2016 리우에서 1시간29분08초로 57위, 2020 도쿄에서 1시간28분12초로 37위를 차지한 선수. 지난 대회보다 기록은 단축했으나 순위는 소폭 하락했다. 최병광은 땀에 젖은 채로 “올림픽 출전에만 의미를 두는 선수로 머물지 않아야 한다”면서 “한국 경보에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했는데 너무 아쉽다. 경보가 조금 더 관심을 얻으려면 더 나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데 아직 거기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쉬지 않고 4년 뒤 LA를 향해 또 끊임없이 걷겠다”라고 했다. 사이클 로드 남자 개인 김유로(25)는 4일 역대 올림픽 중 가장 긴 코스인 273㎞를 달린 끝에 65위(6시간 39분 27초)로 대회를 마쳤다. 13명은 제때 들어오지 못할 만큼 험난하고 긴 코스였다. 해당 종목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88 서울 올림픽 박현곤의 21위. 김유로는 지난 6월 열린 2024 아시아 도로사이클 선수권 대회에 출전해 158㎞ 구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아시아의 강자였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여러 숙제를 받아야만 했다. 다른 개척자들도 저마다 무대에 나선다. 여자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이리영(24)·허윤서(19)는 9일 테크니컬에 출전한다.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에 출전하는 18국 중 아시아 국가는 한국, 중국, 일본 3국뿐이다. 둘의 목표는 10위권 진입. 스승인 박현선·박현하 자매의 2012 런던 대회 12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이리영은 “올림픽 출전이 얼마나 힘들고 귀한 건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윤서 역시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내고 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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