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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암 말기 아버지가 돌려준 일기장, 소녀를 금메달리스트로 만들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8-02 12:14:00

영국 조정 대표팀 롤라 앤더슨 “스포츠, 나를 더 강한 버전의 나로 만들어”<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2/0002700965_001_20240802121406465.jpg" alt="" />영국의 롤라 앤더슨(왼쪽 둘째)이 7월31일(현지시각) 프랑스 베른 쉬르 마른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조정 여자 4인조 스컬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베른 쉬르 마른/AP 연합뉴스 2012년 14살이던 롤라 앤더슨(26)은 런던올림픽에서 헬렌 글로버와 헤더 스태닝이 조정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롤라는 일기장을 펼쳐 분홍색 형광펜으로 또박또박 적었다. “내 이름은 롤라, 올림픽 조정 경기에 나가, 가능하다면 영국을 위해 금메달까지 따는 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꿈이 될 것만 같아.” 이내 창피한 마음이 올라왔다. “롤라, 넌 절대 그럴 수 없어.” 롤라는 일기장을 북 찢어 휴지통에 던졌다. 조정 선수였던 아버지 돈이 휴지통을 비우려다 구겨진 일기를 발견했다. 그리고 고이 간직했다. 7년 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돈은 그때 그 일기를 딸에게 다시 건넸다. 돈은 불과 두 달 뒤 세상을 떴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2/0002700965_002_20240802121406498.jpg" alt="" />영국의 롤라 앤더슨(왼쪽 셋째)이 7월31일(현지시각) 프랑스 베른 쉬르 마른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조정 여자 쿼드러플스컬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베른 쉬르 마른/AP 연합뉴스 롤라는 아버지가 일깨워준 꿈을 좇았다. 이윽고 지난달 31일, 2024 파리올림픽 조정 여자 4인조 스컬 결승에서 영국 국가대표로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환하게 웃었다. 롤라는 경기를 마치고 영국 ‘비비시’(BBC) 라디오에 출연해 “(아버지가 돌려준 일기가) 나조차 나 자신을 지지하지 않을 때도 부모님,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이들은 언제나 나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울먹이며 “아버지가 매우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지금 아버지 생각이 아주 많이 난다”고 말했다. 롤라와 한나 스콧, 로렌 헨리, 조지 브레이쇼로 꾸려진 영국 대표팀은 이날 결승에서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영국은 전체 2000m 가운데 500m 지점을 A조 여섯팀 가운데 3등으로 통과했다. 이후 조금씩 속력을 올려 1000m와 1500m 지점을 선두 네덜란드에 이은 2위로 통과했다. 마지막 500m 구간에 들어설 때쯤, 네덜란드가 영국보다 고작 보트 반 개 길이 만큼 앞서 있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8/02/0002700965_003_20240802121406536.jpg" alt="" />롤라 앤더슨(왼쪽 뒤)을 비롯한 영국 여자 조정 대표팀 선수들이 7월31일(현지시각) 프랑스 베른 쉬르 마른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조정 여자 쿼드러플스컬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팀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베른 쉬르 마른/로이터 연합뉴스 두 팀이 결승전에 거의 다다라 방송 중계진도 네덜란드의 금메달, 영국의 은메달을 확신할 때쯤, 롤라와 동료들이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렸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우승을 확신한 영국 선수들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환호했다. 롤라는 “헨리의 행복한 비명을 듣고서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기 시작했다”며 “그 순간 ‘아버지가 이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면, 그래서 나를 지지하는 가족들이 늘 곁에 있다는 걸 일깨워준 데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롤라는 비비시에 “올림픽이라는 꿈에 압도된 14살 소녀는 지금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며, “그때만 해도 여성 운동선수들은 자신이 여성성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려 고군분투해야 했고, 어린 소녀로서 스포츠라는 분야에 내 자리가 있는지 애써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롤라는 최근 들어 많은 것이 변했다고 느낀다. 그는 “이제 세상이 완전히 변해, 여성들이 밖으로 나와 ‘아니, 나는 가능한 한 강해지길 원하고, 그로 인해 나에 대한 어떠한 사실도 바뀌는 것은 없다’고 외칠 수 있다”며 “스포츠는 신체적인 면에서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달성할 수 있다고 마음먹을 수 있게 했다는 면에서도 나 자신을 더 강한 버전의 나로 만들어 주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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