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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과감하게 망설이지 말고”…신궁들은 막판까지 거침없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4-07-30 09:46:00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30/0002700338_001_20240730094616761.jpg" alt=""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이우석으로 꾸려진 남자 양궁 대표팀이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만나 승리한 뒤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과감하게, 망설이지 말고.” 남자 양궁 대표팀 맏형 김우진(32)이 활시위를 당기자, 뒤에서 그를 지켜보던 이우석(26)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김우진은 그 말을 믿고 망설이지 않았다. 그렇게 일본과의 8강전은 세트 스코어 6-0으로 끝이 났다. 양궁 단체전은 세트 점수가 5점(한 세트당 승리 시 2점, 비기면 1점)에 먼저 도달하면 승리하는데, 신궁들은 상대에게 4세트까지 가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29일 오후(현지시각)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대표팀은 거침이 없었다. 1번 사수 이우석을 시작으로 김제덕을 지나 마지막 김우진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10점 퍼레이드에 상대 선수들 멘탈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레쟁발리드에서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대표팀은 8강부터 결승전까지 3경기 모두 압도적인 실력 차로 상대를 윽박질렀다. 일본, 중국(4강), 프랑스(결승) 모두 대표팀에게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중국과 프랑스가 한 세트씩 동점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30/0002700338_002_20240730094616787.jpg" alt="" />이우석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 프랑스와 경기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매 경기 이우석이 포문을 열었다. 대표팀의 1번 사수였던 그는 그간 쌓였던 올림픽 출전의 한을 풀듯 70m 떨어진 과녁의 정중앙에 화살을 마구 퍼부었다. 이날 단 한 번도 8점을 쏘지 않았던 그는 결승전에서 모든 화살(6개)을 10점 과녁에 꽂아넣었다. 2014년에 태극 마크를 달았지만, 올림픽 앞두고선 번번이 작아졌던 그였다. 2016 리우올림픽을 겨냥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4등으로 아쉽게 돌아서야 했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선발전은 압도적인 기량으로 통과했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1년 뒤 다시 선발전을 치러야 했다. 이때 그는 탈락했다. “마지막 발을 쏘면서 어머니 얼굴이 되게 많이 떠올랐어요. 어머니도 제가 올림픽 떨어지는 걸 바로 뒤에서 보시면서 많이 우셨고, 같이 울기도 했어요.” 이우석은 결승 마지막 한 발에 그간의 후회와 회의감을 함께 실어 날렸다. 쏘기 직전 “이제 이 한 발로 끝낸다”는 생각을 했고, 화살은 정확히 과녁 한가운데에 명중했다. 10, 10, 10. 이우석의 화살 옆에 김제덕과 김우진의 화살이 나란히 꽂혔다. 프랑스 관중들마저 일어나 박수를 치게 만든 무결점 경기였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30/0002700338_003_20240730094616811.jpg" alt="" />김우진이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 프랑스와 경기에서 마지막 한 발을 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맏형 김우진에게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연이어 세 번째 출전하는 올림픽이었지만, 처음으로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올랐다. 도쿄 때 후배들을 이끌었던 맏형 오진혁의 역할을 이제는 자신이 해야 했다. “올림픽 준비하면서 오진혁 선수의 고충을 알게 됐어요. 맏형이다 보니 부담스러운 것도 있었고, 선수들을 챙기고 스스로를 살피다 보니 부담도 느꼈어요.” 그는 맏형답게 가장 부담스러운 자리인 3번 사수를 맡아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김우진은 파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남자 양궁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등극했다. 한국 남자 양궁이 꽃피운 르네상스의 시작점에 그가 있었다. 그는 파리에 입성한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머리는 가볍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말을 자주 언급했다. “오늘은 저희가 좀 즐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올림픽이라는 무거운 자리에서도 김우진은 후배들과 서로 의지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4/07/30/0002700338_004_20240730094616836.jpg" alt="" />김제덕이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만나 10점을 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화이팅!” 도쿄에서부터 이어진 막내 김제덕의 사자후는 파리에서도 팀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8강전에서 한때 심판의 주의를 받기도 했지만, 김제덕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상대 선수 쪽에서 아마 다르게 느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잘하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를 보지 않고 우리 쪽만 보고 화이팅을 해도 충분하니 걱정은 없었습니다.” 레쟁발리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프랑스 관중들의 함성조차 김제덕의 화이팅 소리를 묻진 못했다. 파리에서 처음 유관중 올림픽을 경험한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한층 더 성숙해졌다. 금메달의 공 또한 오롯이 남은 두 선수에게 돌렸다. “김우진 선수가 마지막에 결정적일 때, 끝내야 할 때 잘 끝내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어요. 특히 이우석 선수는 세트 들어갈 때마다 첫발을 잘 끊어서 다음 선수인 제가 자신감을 얻고 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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