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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뉴스][최돈선의 예술인 탐방지도 -비밀의 방] 75. 행위예술가 전형근

온카뱅크관리자

2024-07-19 00:10:1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그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br>‘나’와 ‘너’의 사이 끊임없는 상호 작용<br>가능한 모든 예술 섭렵 ‘영감의 피뢰침’<br>사진작가·영화배우 등 수많은 수식어<br>희미한 섬처럼 사람 사이 조역 수행할 뿐<br>향후 5년간 장편소설 다섯 편 집필 계획</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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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VRZ0WoWARy"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 2018년 춘천 중도 유적지에서 거꾸로 서 있는 전형근. 그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역사가 흙에 덮여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이후 마임이스트 유진규 등과 중도 유적지 보존을 위한 예술행동을 이어나갔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09353nhjl.jpg" data-org-width="640" dmcf-mid="qggTw8wMdZ"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09353nhjl.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 2018년 춘천 중도 유적지에서 거꾸로 서 있는 전형근. 그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역사가 흙에 덮여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이후 마임이스트 유진규 등과 중도 유적지 보존을 위한 예술행동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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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p>
           <p>- 나, 너<br><br> 그는 한 사람이다. 그러니 ‘나’이다. 그는 또 다른 한 사람이다. 그러니 ‘너’이다. 이렇게 그는 둘이다. 아니, 셋일 수도 있고, 넷일 수도 있다. 나를 중심으로 하여 또 다른 나를 너라 하자. 그러면 나, 너는 서로 전혀 다른 ‘별개’이다. 그러면서 어느 경우 변화를 주면 또한 ‘같음’도 된다. 분리와 융합의 작용이 늘 함께 일어난다. 이것이 그를 이해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그가 지금까지 실험해 왔던 생이고 테제였다. 그가 던졌던 시공간은 일상의 공간을 초월하고, 일상적인 시공간은 그에겐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온다.<br><br> 그에겐 일상의 삶 안에 또 다른 상상의 삶이 존재한다. 그 일상과 그 상상의 세계는 그가 넘나드는 세계의 공간이자 시간이다. 시공간은 분열하여 우주 속의 별이 되고 소멸한다. 그 존재는 겨드랑이에서 날개가 돋아 무한 공간을 날아다닌다. 그렇게 그는 한 마리 정처 없는 새이다.<br><br> -그래, 그렇게, 그냥…전형근<br><br> 그것은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 변화는 행동함으로써 결과물을 얻는다. 그러나 그것은 길지 않고 짧다. 그래서 대중에게 가벼운 충격을 준 다음, 곧 잊히어 간다. 기막힌 애매함이요 모호함이다. 시간의 흐름이 다르고, 공간이 서로 다른 세계, 그는 경계 없는 경계를 수시로 넘나들었다. 아니 조금 수정하자. ‘넘나들어 왔다’고. 그는 무위함으로 자유로운 새일지도 모른다.<br><br> 그렇게 그는 예순을 넘겼다. 고개를 넘자, 미지의 한 공간에, 그는 또 다른 세계를 맞이했다. 아주 낯설게. 그에게 붙여진 이름은 다채롭다. 사진작가, 카메라 수집가, 실내건축가, 행위예술가, 영화배우, 음악가, 설치미술가, 일러스트, 문화기획자 등 그가 접하지 않는 예술이란 거의 없을 정도이다. 그는 영감의 피뢰침이다. 그에게는 수천만 볼트의 전류가 순식간에 흐른다. 그럴 때마다 그는 생명과 창조의 힘을 느낀다. 그런 다음 이내 실행에 옮긴다. 그는 사진작가인가? 아니다. 그는 사진작가이기 이전에 카메라 수집광이었고, 그 카메라를 하루 종일 분해했다가 하루 종일 다시 조립하고 버리는 기계충이 되었다. 그는 복잡한 카메라의 부속품을 펼쳐 놓고 오래오래 들여다보곤 했다. 그게 한없이 고요해서 좋았다. 300여 대의 각종 카메라가 그의 손에서 너덜너덜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순간이다. 카메라의 내장이 머릿속에 환히 들어앉아 그의 영혼을 점령했다. 빛과 어둠이 고여 한 공간을 이루었다. 그 경계는 모호하기도 했고 칼날처럼 선명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시나브로 어디론가 사라졌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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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dmcf-pid="4n3zZAZwnv"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 2018년 춘천 중도 유적지에서 거꾸로 서 있는 전형근. 그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역사가 흙에 덮여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이후 마임이스트 유진규 등과 중도 유적지 보존을 위한 예술행동을 이어나갔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0758xott.jpg" data-org-width="640" dmcf-mid="BU4cd0dzn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0758xott.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 2018년 춘천 중도 유적지에서 거꾸로 서 있는 전형근. 그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역사가 흙에 덮여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이후 마임이스트 유진규 등과 중도 유적지 보존을 위한 예술행동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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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특정하지 않는 어느 날<br><br> 그는 우연히 카메라의 시인이라 부르는 외젠 앗제의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로부터 외젠 앗제는 그의 마음속 무채색이 되어 찰칵찰칵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얼마 전 그는 서범구 화가와 함께 ‘겸재와 앗제전’을 열기도 했다.)<br><br> 그는 눌렀다. 무심한 듯 화석이 된 노인을, 좁은 골목 저쪽을, 하얀 뼈의 겨울나무를, 공원 벤치에 앉은 마른 여인을, 붙박여 있거나 움직이는 모든 것을, 비상과 추락을, 캄캄함과 눈부심을, 달아나는 시간을, 퀴퀴한 슬픔과 싸구려 고독을 찍었다. 그는 눈에 띄는 피사체를 신들린 듯 필름에 담았다. 그렇게, 담고 또 담았다…, 전형근은. 사진작가세요? 아니요. 그럼 취미로? 아니요. 그럼 왜 찍나요? 그냥요.<br><br> -전형근은 왜 혼자인가<br><br> 아주 오래전이다. 그는 한 사람을 사랑했었다. 7년의 세월을 행복하게 보냈다. 그러나 그분과 헤어져야 했다. 헤어지는 이유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직도 그는 혼자라는 사실이 중요하다.<br><br> 십 년이 지난 후, 우연히 건널목 신호등 아래서 그분을 만났다. 그분은 교수가 되어 있었다. 자신은 건축 노동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사실 그는 실내장식가이긴 했지만, 그가 하는 일은 몸의 노동이었다. 설계하고 뚝딱거리고 마감한 뒤, 그 노동의 대가로 그는 많은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300여 대의 값 비싼 카메라를 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으로 남기를 원했다. 예순 해를 넘기도록.</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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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link_figure"><img alt="▲ 전형근은 2019년 경기 안양천에서 전국의 예술인들이 가져온 술을 하나의 항아리에 모았다. 술을 익히듯 예술인들의 만남으로 좋은 향이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한 해 전에는 이곳에서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2265qsqi.jpg" data-org-width="640" dmcf-mid="bZW5ldloM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2265qsqi.jpg" width="6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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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형근은 2019년 경기 안양천에서 전국의 예술인들이 가져온 술을 하나의 항아리에 모았다. 술을 익히듯 예술인들의 만남으로 좋은 향이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한 해 전에는 이곳에서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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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그로부터, 이름도 성도 없는 조역의 시작<br><br> 많은 사람이 그와 만났고, 많은 사람이 그와 퍼포먼스를 했고, 많은 사람이 그와 영화를 찍었으나 그는 늘 많은 사람의 조역일 뿐이었다.<br><br> 하지만 전형근은 묵묵히 조역을 수행했다. 만약 그런 전형근을 눈여겨본 사람이라면 그가 수행하는 공연이나 퍼포먼스가 이상하게도 그로하여 더 빛남을 알게 되곤 했다. 사람들은 처음 그의 이름도 모르고, 그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냥 스쳐 가는 움직임 정도? 거기 놓여 있는 정물 정도? 그는 언제나 희미한 섬처럼 떠올랐다가 사람들의 기억에서 손쉽게 지워지는 존재였다. 그러다가 그는 ‘부재의 존재’로부터 ‘환한 연꽃 등의 존재’로서 사람들 마음속에 은은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마흔의 나이가 되자, 자신의 ‘돌’(石) 사진전에서 전형근은 느닷없이 ‘예술인선언’을 했다. 아니 해버렸다. “나는 나(예술가)다”라는 이 외침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충격은 사람들이 먹은 게 아니었다. 전형근 자신 스스로가 얼떨결에 먹은 충격이었다.<br><br> -레고맨<br><br> 어느 날 춘천에 레고가 왔을 때 일단의 사람들이 중도 선사유적지를 파내기 시작했다. 창연한 선사 유물이 쏟아졌다. 갖은 우여곡절 끝에 레고는 선조의 굽은 등을 밟고 중도 유적지 위에 세워졌다. 거대한 레고 건물은 천진한 아이들의 놀이터가 아니었다. 레고 랜드는 부자들과 부자들이 거느린 아이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성역이나 다름없었다. 레고의 성 문지기는 아이들에게 터무니없는 돈을 요구했다. 아이들은 성벽 위에 솟은 레고의 탑만 바라볼 뿐이었다. 전형근은 레고의 거대한 성벽 밖 어디에다 ‘영원한 반복 조립의 형벌’이라고 쓰고, 레고를 쌓아 올리는 시시포스를 그렸다. 선사시대 유적지의 나무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 레고나무가 자라는 그림도 그렸다. 부동산업자와 결합한 레고 회사는 백 년 동안 그 돈나무에서 황금 열매를 따낼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미끼였다. 돈벌이에 눈이 벌건 어른들의 탐욕을 전형근은 ‘레고맨’에서 묵직하게 비판했다. 나는 문득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타임즈’와 ‘위대한 독재자’를 동시에 떠올렸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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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link_figure"><img alt="▲ 전형근은 2019년 경기 안양천에서 전국의 예술인들이 가져온 술을 하나의 항아리에 모았다. 술을 익히듯 예술인들의 만남으로 좋은 향이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한 해 전에는 이곳에서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3668qvab.jpg" data-org-width="640" dmcf-mid="Kdz20r0Cn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19/kado/20240719000513668qvab.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 전형근은 2019년 경기 안양천에서 전국의 예술인들이 가져온 술을 하나의 항아리에 모았다. 술을 익히듯 예술인들의 만남으로 좋은 향이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한다. 한 해 전에는 이곳에서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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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소설을 쓰기 시작하다<br><br> 이제 쓴다. 전형근이란 이름의 장편소설을. 전형근은 피터 팬이 네버랜드의 세계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듯 자신의 고독한 방에서 자유의 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5년 동안 다섯 편의 장편소설을 쓸 계획이다.<br><br> 놀라운 일이다. 소설을 써보지 않은 그가 일 년에 한 권씩 내놓겠단다. 그러나 그는 해낼 것이다. 첫 번째 소설은 호수의 도시 춘천이 배경이다. 작가 자신의 자전적 소설일 듯싶다. 올가을이나 겨울의 문턱쯤에 나올 것이라 한다. 쓰면서 울기도 하고 크게 웃기도 했다고. 내가 왜 이제 와서 소설을 쓰는 거지? 스스로 되물었을 정도로 거기에 푹 빠져 헤어 나올 수 없다고 했다. 독자여. 소설 속에 나오는 ‘아무 호수’를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br><br> 끝으로, 나는 전형근을 이렇게 정의하고자 한다. 천재는 기적(汽笛)을 꿈꾸는 자라고. 시인<br><br> &l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gt;</p>
           <p>#전형근 #행위예술가 #최돈선 #탐방지 #아이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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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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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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