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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전직 조폭 엄태구가 점점 사랑스럽게 보인다는 건('놀아주는 여자')

온카뱅크관리자

2024-07-03 16:31:0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놀아주는 여자’, 우리는 다시 기회를 주는 세상에 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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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터미디어=정덕현] 조폭에 전과자들이었지만 손을 씻고 '목마른 사슴'이라는 회사를 차려 새 삶을 살아가려는 서지환(엄태구)과 직원들. 하지만 세상의 시선은 냉정하다. 한 행사장에서 벌어진 작은 실랑이 하나를 악의적으로 편집한 영상으로 이들은 세상의 질타를 받는다. 어렵게 개발한 소시지도 모두 반품된다. 물론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던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사회가 이를 쉽게 용납하지 않는 건 냉정한 현실이다. 그런데 이처럼 한 번 잘못으로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는 괜찮은 걸까.
 JTBC 수목드라마 &lt;놀아주는 여자&gt;는 이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드라마다. 그래서 이 손 씻은 전과자들을 아무런 편견없이 아이의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는 '미니언니' 고은하(한선화)를 등장시킨다. 키즈 크리에이터로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고은하의 시선에 자꾸만 서지환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어딘지 깨름칙하고 그래서 선입견도 가졌지만 고은하의 동심어린 시선은 점점 서지환의 진가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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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환은 과거 조직에 함께 했던 동생들이 깨끗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고, 또 어둠의 세계에 한때 빠졌지만 이제 나오려는 이들을 도와주는 그런 인물이다. 게다가 술에 취하면 아이 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고은하와 함께 놀이터에서 아이들처럼 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그는 고은하가 운영했던 미니언니 채널의 구독자이기도 하다. 결국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재정비' 딱지를 붙인 채 정지되어버린 채널이 됐지만.
 마약 중독에 한때 빠졌다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동생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던 정윤택을 보듬어준 이도 바로 서지환이다. 고양이파 조직에서 정윤택을 잡아다 다시 마약에 손을 대게 하려하자 서지환은 그를 찾아나서고 그의 집에서 동생에게 쓴 각서를 발견한다.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 오빠 정윤택' 그 각서에서 서지환은 정윤택의 진심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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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 함께 그 집에 갔던 미니언니 고은하는 정윤택의 동생의 망가진 연을 고쳐준다. 그러면서 그 연에 소원을 적어 날리면 그게 이뤄진다고 아이에게 말해준다. 아이는 오빠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적고, 그 광경을 서지환은 바라본다. 한번 망가진 연을 고쳐주는 고은하나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 망가졌던 삶을 회복하게 해주려 노력하는 서지환은 어딘가 닮아있다. 그들은 한번 망가졌다고 해도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 하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호락호락할까. 누군가에게는 실수라고 해도 이들에게는 그게 실수가 아닌 커다란 잘못으로 치부된다. 그래서 이 서지환은 더 엄격하다. 본인에게도 동생들에게도.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혼자 지켜야 할 것을 지키려 하는 서지환의 모습은 그래서 때론 쓸쓸해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그의 이런 모습이 옆에서 바라봐주는 미니언니 고은하의 시선에는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점점 마음이 가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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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t;놀아주는 여자&gt;는 전직 조폭과 동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망한 키즈 크리에이터의 달콤 쌈싸름한 로맨틱 코미디지만, 두 사람의 멜로 속에 사회적 메시지도 담아 놨다. 그건 번지르르한 겉으로만 판단할 게 아니라 그 진심을 봐야 하고, 혹여나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진심으로 뉘우치고 바뀌려 한다면 그 진심을 들여다봐 줘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렇게 실체를 보지 못한다면, 사탕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마약일 수도 있고, 마약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진짜 사탕일 수도 있는 그 진짜를 알지 못한 채, 그저 구별하고 차별하며 배척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딘가 긴장하게 만들었던 서지환이라는 인물이, 그 진심과 실체가 드러나며 점점 사랑스럽게 보인다는 건 그래서 우리가 가진 편견이나 선입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상일 수 있는가를 말해준다. 이른바 한 번 잘못 하면 '나락'으로 가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되어버린 세상이 아닌가. 설렘과 웃음이 가득한 드라마지만, 생각할 거리도 적지 않은 드라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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