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연합회)가 체육계 시스템 개편을 언급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는 성명을 냈다.
연합회 82개 회원종목단체 일동은 24일 성명서를 통해 “2024 파리올림픽을 한 달 여 앞두고 훈련에 매진 중인 국가대표 선수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종목단체와 대한체육회를 분열 이간하려는 의도를 가진 문체부 장관의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철회를 요구한다”고 전했다.
이들이 철회를 요구한 유 장관의 발언은 지난 20일 여자배구 은퇴선수들과의 간담회에서 나왔다. 유 장관은 “대한체육회 중심의 체육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각 종목단체가 스스로 중장기 비전을 갖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도록 자율성을 보장하고 예산 지원 체계도 확실히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한체육회가 아닌 문체부가 각 종목단체에 예산을 직접 교부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연합회 일동은 “문체부 장관의 발언이 종목단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예산 직접 지원을 통해 종목단체들을 통제 관할하려는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육인들은 잘 알고 있다”며 반발했다.
또 문체부의 종목단체 예산 직접 교부는 2016년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과정에서 시도했다가 실패한 정책이며, 국민체육진흥법에도 어긋난다는 논리로 맞섰다. 국민체육진흥법 제5장 제33조에는 대한체육회가 가맹된 종목단체와 생활체육종목단체 등의 사업과 활동에 지도와 지원을 하도록 돼 있다.
연합회 측은 “장관의 발언은 법에 명시된 회원종목단체들과 대한체육회 고유의 업무를 고의로 위반하는 처사”라며 “이는 곧 체육계 전체의 자율성·자주성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꿈의 무대인 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파리올림픽 이후 정부와 체육회 등 체육계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국가스포츠위원회 설립 등 체육계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체육 발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에는 “국가스포츠위원회의 설립에 적극 동참하여 중앙 정부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